폭설 내리던 한밤 ‘충주 지진’ 알림에 “전쟁인 줄”…서울은 유감신고 無

  • 뉴스1
  • 입력 2025년 2월 7일 10시 59분


지진 규모 4.0 이상은 알림소리와 함께 전국에 긴급재난문자
“타 지역 재난 알림은 자율 설정할 수 있게 해야” 목소리도

7일 오전 스마트폰 화면에 전국에 발송된 재난문자가 떠 있다. 2025.02.07/ⓒ 뉴스1
7일 오전 스마트폰 화면에 전국에 발송된 재난문자가 떠 있다. 2025.02.07/ⓒ 뉴스1
“폭격이나 전쟁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백모 씨(36)는 7일 “한밤중 울린 재난 문자에 놀라 잠에서 깼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나라 상황이 수상하니 기저에 불안이 커진 듯하다”고 했다.

지진은 이날 오전 2시 35분쯤 충북 충주시 북서쪽 22㎞ 부근에서 발생했다. 규모는 3.1이었으며, 진앙은 북위 37.14도·동경 127.76도·깊이는 9㎞로 나타났다. 여진은 없었다.

기상청은 지진 규모를 최초 4.2(매그니튜드)로 관측했으나 이후 상세 분석을 통해 3.1로 조정했다.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관측되면 긴급재난문자가 전국으로 송출되고 최소 40데시벨(㏈) 이상의 알림이 울린다. 충청도에서 난 지진이 100㎞ 넘게 떨어진 서울의 밤까지 깨우게 된 배경이다.

32세 직장인 전모 씨는 “남편도 자다가 일어났다”며 “타지역에서 난 재난 알림은 울리지 않게 설정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경계 단계의 지진 위기 경보를 발령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

지진으로 흔들림을 느꼈다는 유감 신고는 충북 8건·강원 13건·경기 2건으로 총 23건 접수됐다. 오전 5시 기준, 인명 및 시설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시민은 지진보다 폭설이 더 걱정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29세 정모씨는 “재난 알림에 눈을 떠보니 지진보다 나에게 더 중요한 대설 특보가 내려져 있었다”고 말했다.

백민호 강원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폭설과 지진이 겹쳐서 발생한 사례는 드물다”면서도 “쌓인 눈이 하중을 증가시켜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재난이 하나의 유형이 아닌 복합 재난 형태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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