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생각에 잠겨 있다. 2025.02.04. 서울=뉴시스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끌어내라고 한 것은 ‘국회의원’이 맞다고 재차 확인했다. ‘의원’이 아닌 ‘요원’을 끌어내라는 것이었다는 윤 대통령 측의 주장을 다시 한번 반박한 것이다.
● 郭 “국회의원으로 이해” vs 尹 측 “특정 안 해”
곽 전 사령관은 이날 오전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6차 변론에서 이같이 증언했다. 지난달 23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대통령이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한 게 아니라 요원들을 빼라고 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윤 대통령도 이에 동조했다. 이후 ‘의원’이냐 ‘요원’이냐를 두고 비상계엄 관련자들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곽 전 사령관은 앞서 검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1시 40분경 비화폰으로 전화를 걸어 ‘국회 가는 부대가 어디쯤 가고 있습니까’ 이동 상황을 물었고, ‘국회로 이동 중’이라고 답변드렸다. 12월 4일 오전 12시 30분경 윤 대통령이 직접 제 비화폰으로 전화를 걸어 ‘아직 국회 내 의결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다’, ‘국회 안에 빨리 들어가서 의사당 안의 사람들을 빨리 데리고 나와라’ 이런 지시를 하셨습니다”라고 진술했다. 곽 전 사령관은 “검찰 진술 조서에 기재된 이런 진술이 사실이냐”는 국회 측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당시 (윤 대통령이) 증인에게 데리고 나오라고 지시한 대상이 국회의원이 맞는가”라는 질문에 곽 전 사령관은 “정확히 맞는다”고 했다. 또 “당시 707 특수임무단 인원은 국회 정문 앞에서 대치하는 상황으로, 본관 건물 안쪽으로는 인원이 안 들어가 있는 상태였다”라며 “그 상태에서 전화를 받았고 (국회 본관) 안에 작전 요원들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요원이 아니라) 국회의원이라고 이해했다”고 밝혔다.
곽 전 대통령의 주장에 윤 대통령 측은 윤 대통령의 지시가 ‘사람’을 데리고 나오라는 것이었지, ‘국회의원’을 특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부각했다. 윤 대통령 측은 “수천 명 중에 사람이라는 용어가 꼭 국회의원 말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곽 전 사령관에게 질문했다. 이에 곽 전 사령관은 “정확하다. 본회의장에 국회의원들이 여러 명 들어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제가) 그렇게 이해한 것”이라고 했다.
● ‘의원’도 ‘요원’ 아닌 ‘인원’ 등장
‘의원’도 ‘요원’도 아닌 ‘인원’이라는 용어도 새롭게 등장했다. “윤 대통령이 의원이라고 확실히 말했나”라는 윤 대통령 측 질문에 곽 전 사령관은 “의원인가. 인원인가”라고 답했다.
국회로부터 끌어내라고 한 대상이 누구인지를 두고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의 공방이 이어지자 재판부도 곽 전 사령관의 증언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나섰다.
정형식 재판관은 곽 전 사령관에게 “증인 진술이 조금 달라진다, 오로지 들은 얘기만 말씀해보라”며 윤 대통령으로부터 들었다는 말의 사실 관계를 하나하나 확인했다.
정 재판관은 “‘(윤 대통령이) 국회 안에 있는 사람들 데리고 나와라‘고 했느냐”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빨리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이렇게 기억한다”고 했다. “‘인원’이라 했나, ‘의원’이라 했나”라는 질문에는 “‘인원’으로 기억한다. ‘국회의원’은 듣지 않은 걸로 기억한다”고 답변했다. “150명 얘기를 언제 했느냐”라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대통령 말씀한 워딩에는 없었다. 김용현 전 장관 얘기”라고 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이날 곽 전 사령관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검찰 진술 중에는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는 내용이 없는데 국회 진술에서는 말이 바뀌었다”는 지적 등이다. 이에 대해 곽 전 사령관은 “자술서에는 차마 그런 말을 쓸 수 없어서 용어를 순화한 것”이라며 “‘부수고’를 ‘열고’로, ‘끌어내라’를 ‘데리고 나와라’로 순화한 것이지 말을 바꾼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곽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당시 전투통제실 마이크가 켜져 있어 윤 대통령과 김 전 국방장관으로부터 지시받은 내용이 생중계됐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저는 전투통제실에 앉아서 화면을 보고 지휘하고 있었고, 나중에 알았는데 마이크가 켜져 있었다”며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으로부터 지시받는 게 예하 부대 전체에 생방송으로 전달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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