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공유 택배 서비스 추진
시민 누구나 일일 배달원 참여 가능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시민이 지하철 물품보관함에 맡겨진 택배를 배송하는 ‘공유 택배 서비스’가 시행될 예정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이 같은 내용의 ‘서울형 도심 물류 체계 구축 방안’을 23일 발표했다. 내년 하반기 중 도심 역사에서 시작되는 공유 택배 서비스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누구나 일일 택배 배달원으로 일할 수 있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광화문으로 전달하려는 물품을 강남역 지하철 물품보관함에 넣어두면 광화문으로 향하는 시민이 해당 역사 내 정해진 장소에 가져다 놓고 대중교통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물품 배송에 참여하면 지하철, 고속버스, 철도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포인트를 최대 50만 포인트까지 지급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운영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는 획기적인 시스템”이라며 “티머니사와 인센티브 제공 방식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공사는 공유 택배 서비스를 위해 지하철 1∼8호선 역사 275곳 내에 있는 물품보관함 338개와 유인 보관소 7곳 등을 구축했다. 또 배송 물품의 분실 문제나 마약·보이스피싱 등의 범죄에 악용될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 9월까지 전 역사의 물품보관함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해 본인 인증을 해야 사용할 수 있도록 전면 교체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공사는 서울 시내 지하철 선로에 택배 전용 화물 열차를 운행하기 위한 시범 사업도 추진한다. 실증 사업을 통해 역사 내 화물 공간과 처리할 수 있는 물량, 배송 가능 범위 등을 파악하고 택배 전용 화물열차 운행의 가능성과 수익성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날 취임 1주년을 맞은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현행법상 문제가 없는지 검토해 도시철도법 시행령 개정 등 법적 근거를 확보하는 중”이라며 “새로운 수익구조 창출로 공사의 재정난을 해소하는 동시에 시민 편의를 증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백 사장은 취임 후 ‘15분 내 재승차’ 제도와 ‘의자 없는 지하철’ 시범 운영 등 시민 불편과 혼잡도 개선 등을 위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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