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가꾼 동행정원에서 잠시라도 힐링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1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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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정원박람회 16일 개막
25개 팀 워크숍 열고 이론 교육
시민-학생 우수 작품 10일 시상
개막일 서울 가드닝 퍼포먼스도

지난달 29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서 서울시120다산콜재단 직원들이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공개될 동행정원을 조성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달 10일 완성된 시민·학생 동행정원 작품을 평가해 우수 작품을 시상할 방침이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지난달 29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서 서울시120다산콜재단 직원들이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공개될 동행정원을 조성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달 10일 완성된 시민·학생 동행정원 작품을 평가해 우수 작품을 시상할 방침이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여기 앉아있을 때 바람이 불면 식물마다 풍겨내는 향기가 섞여서 싱그러움이 느껴져요.”

지난달 29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서 강병랑 씨(45)가 정원 안에 놓은 벤치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시120다산콜재단 직원인 강 씨는 회사 동료들과 함께 5월 개막하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전시될 동행정원을 조성했다. 강 씨는 “정면을 봤을 때 보라색, 분홍색 꽃들이 있고 뒤에는 로즈메리, 레몬타임 같은 허브를, 벤치 뒤에는 나무를 심어서 그늘에서 쉴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누구나 감정 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만 이 정원을 들르는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힐링’의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16일부터 10월 8일까지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린다. 지난달 26일부터 이곳에선 시민, 학생과 함께하는 동행정원이 속속 조성되고 있다. 서울시는 완성된 시민·학생 동행정원 작품을 평가해 우수 작품을 10일 시상할 방침이다.

● 한강 풍경 즐기는 오감 힐링 정원

앞서 시는 창의적인 정원 디자인 발굴과 정원 문화 확산을 위해 3월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속 시민·학생 동행정원 조성에 참여할 총 25개의 참가팀을 선정했다. 서울시120다산콜재단팀은 강 씨를 비롯해 박민희 씨(43), 이현경 씨(47), 조연우 씨(38) 등 총 4명의 사내 창의 경연 동아리 회원으로 구성됐다. 조 씨는 “(콜센터 특성상) 감정 노동자들이 많다 보니 회사 내에서도 식물 가꾸는 걸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며 “때마침 좋은 기회를 만나서 정원을 조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모에 당선된 이후엔 덜컥 겁이 났다고 한다. 식물에 관심이 있긴 했지만 정원을 조성해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시는 이들과 같은 ‘시민 정원사’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달 6차례에 걸쳐 워크숍을 진행했다. 정원의 콘셉트에 따라 어떤 식재를 골라야 하는지, 식물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등 기본적인 이론 교육이 진행됐다. 강 씨는 “맨 처음 화훼단지를 갔는데 꽃과 나무의 종류와 크기가 너무 다양해서 어떻게 꾸밀지 고민스러웠다”며 “워크숍을 통해서 어떻게 정원을 꾸려 나갈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다산콜재단팀이 만든 정원은 ‘오감오색 힐링 정원’을 주제로 한다. 로즈메리, 레몬타임 등 허브의 향기와 여러 꽃, 나무들의 다양한 색감, 한강의 풍경과 바람 소리 등 오감을 활용해 정원을 풍성하게 즐기며 도심 속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을 선물하는 것이 목표다. 정원을 방문하는 시민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벤치도 들여놓았다. 조 씨는 “앞에서 바라만 봐도 좋지만 정원 안으로 들어와 벤치에 앉으면 이곳이 나를 감싸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식물들을 심어놨다”며 “밖에서는 사진 찍기 좋고, 안에 있을 때는 안정적인 느낌을 받으며 향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시민 참여형 ‘가드닝 퍼포먼스’ 열려

이번 시민·학생 동행정원에는 서울뿐 아니라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 전국 여러 지역에서 참여했다. 전남 여수시에서 올라온 신유나 씨(35)는 아버지 고향인 거문도에서 봤던 들꽃과 나무를 정원에 담아내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 신 씨는 “결혼 후 출산과 육아를 거치며 4년 정도 공백기가 생겨 식재 디자이너 공부를 시작했다가 공모에 참여하게 됐다”며 “섬 모양의 틀 안에 정원을 넣고 멀리서 봤을 때 그 섬에 파도가 치는 모양으로 콘셉트를 잡아 거문도의 풍경을 정원에 담아내려 한다”고 말했다.

시는 이번 정원박람회에서 공개되는 정원 작품들과 더불어 개막식 당일 시민과 함께 정원박람회 축제 공간 일부를 꽃으로 꾸미는 ‘서울 가드닝 퍼포먼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서울국제정원박람회#동행정원#가드닝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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