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재판 ‘위증 혐의’ 前 성남시장 비서 “중압감 느꼈다”

  • 뉴시스
  • 입력 2024년 2월 26일 12시 40분


코멘트

5년 전 이재명 공직선거법 재판서 위증 혐의
이재명 "매우 위험한 관계…장기간 소통 없어"
김진성 "폄하해 서운하고 놀랐다" 심경 전해
검찰, 李-金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 공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과거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된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 김진성씨가 당시 이 대표가 위증을 요구한 중압감에 못 이겨 허위 증언을 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26일 위증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의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부는 공동 피고인인 이 대표와 김씨를 따로 분리해 심리를 진행했는데 오전에는 김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이 진행됐다.

지난달 22일 첫 공판 당시 이 대표는 직접 발언을 통해 자신과 김씨가 ‘매우 위험한 관계’이고, 오랜 기간 소통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두 사람의 관계를 ‘일종의 애증 관계’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이날 피고인 신문 과정에서 “많이 서운한 생각이 들었다”고 대답했다. 그는 “제가 시장 고소대리인이었는데 마치 제가 주도해서 고소를 자처한 것처럼 폄하해 서운하고 놀랐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 2021~2022년 무렵 이 대표와 김씨가 나눴던 문자메시지도 법정에서 공개했다. 메시지 내용은 대부분 김씨가 축하 또는 위로를 보내면 이 대표가 화답하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김씨는 2022년 3월 이 대표가 대선에서 낙선하자 위로 메시지를 건넸고 이 대표는 ‘감사합니다’라고 답장했다. 또 같은 해 6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인천 계양구을 의원으로 당선되자 김씨는 이 대표에게 축하한다고 보냈고, 이 대표 역시 ‘고마워요’고 답했다.

또 이 대표의 최측근 중 한 명인 김 부원장이 그해 9월 수사당국에 체포되자 김씨는 ‘힘내세요 형님’이라고 메시지를 보냈고 이 대표는 다음 날 ‘감사합니다’라고 답신한 문자 메시지도 공개됐다.

검찰은 메시지 내용을 비춰 김진성 피고인과 이재명 피고인은 유력 정치인 및 당원으로 정치적 이해관계를 함께한 것 같은데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김씨는 “제가 인정받았을진 모르나 그렇게 생각해 왔다”고 대답했다.

끝으로 검찰은 ‘이 대표가 직접 여러 차례 전화해 위증을 요구한 것에 대한 중압감, 이 대표에 우호적인 성남 지역사회 여론 등으로 인해 이 대표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허위 증언을 한 것이냐’고 묻자 김씨는 “그렇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김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마친 뒤 검찰 측에 최종 구형 의견을 밝혀달라고 요청했으나 검찰은 “이재명 피고인이 재판 중에 있고, 공범 간의 균형을 고려할 때 이재명 피고인 변론 종결 시 공범인 김진성 피고인에 대한 구형을 함께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이 같은 의견을 받아들여 검찰의 최종 구형 의견 및 김씨 측의 최후변론 등은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재판 말미에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경기지사 선거 방송 토론회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는데, 이 과정에서 증인이었던 김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한 혐의로, 김씨는 사실과 다르게 증언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12월22일부터 24일까지 김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김 전 시장과 KBS 사이에 나를 검사 사칭 사건의 주범으로 몰기로 한 협의가 있었다”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설명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이 대표와의 통화 이후 2019년 2월14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법정에 이 대표 측 증인으로 출석해 허위 증언한 혐의를 받았다. 김씨는 재판 절차 때부터 일찍이 혐의를 자백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첫 재판에서 “김진성 피고인은 성남에서 아직 활동하고 있고, 이 대표가 인천 계양으로 주소지를 옮겼다더라도 심적인 두려움이 있다”며 이 대표와의 변론을 분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재판 진행 경과와 김씨 측의 요청을 모두 고려해 변론을 분리해 진행하기로 했다. 이 대표가 혐의를 전면 부인함에 따라 이 대표에 대한 위증교사 혐의 심리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