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이 아이들 학대해서”…10대 남매 살해한 50대 父가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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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8월 30일 1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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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 “모친이 손자, 손녀를 괴롭힌 적 없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0대 자녀 2명을 경남 김해시 야산에 데려가 잠들게 한 뒤 살해한 50대 친부가 모친과의 불화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30일 김해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친부 A 씨(50대)는 이날 오전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살해 동기에 대해 아이들 할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자신의 모친인 70대 B 씨가 평소 자녀들을 학대해 갈등이 있었다는 것이다.

A 씨는 지난 28일 오전 김해시 생림면 한 야산 속 차량에서 고등학생 딸 B 양(17)과 중학생 아들 C 군(16)을 잠들게 한 후 살해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범행 당시 A 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경찰에 발견됐다.

A 씨는 가정불화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해 자신 혼자 세상을 등지려 했지만 자녀들이 남을 경우 B 씨에게 계속 피해받을 것이 걱정돼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찰은 A 씨 여동생이 경찰 조사에서 “B 씨가 손자, 손녀를 괴롭힌 적이 없다”고 진술한 점을 참고해 A 씨 본인의 일방적인 진술이라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경찰은 범행 당시 A 씨의 채무 등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약 한 달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병원을 여러 차례 다니며 수면제도 미리 구했다.

범행 전에는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 현장학습을 신청한 것도 자녀들과 마지막 추억을 보내기 위해서였다. 그는 경남 남해와 부산 등지를 다니며 자기가 졸업한 부산 소재 고등학교를 보여주기도 했고 이후 호텔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A 씨는 경찰에 체포된 후 줄곧 진술거부권을 행사했으나 경찰이 아이들 장례 문제 등을 언급하며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이날 진술을 했다.

경찰은 A 씨가 혼자 살아남은 것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을 표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B 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A 씨의 진술에 대한 사실관계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프로파일러도 동원해 A 씨의 심리적 상태를 바탕으로 정확한 살해 동기를 조사할 방침이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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