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2000원 내” 잼버리 청소봉사 공무원에 ‘밥값’ 청구한 전북도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8월 11일 0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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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세계 잼버리 대회’ 청소 등을 위해 자원봉사 형식으로 급히 현장에 투입됐던 공무원들에게 전라북도가 식비를 청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무더위 속 예정에 없던 고된 업무를 담당했던 공무원들에게 식비를 보태주진 못할망정 황당한 일 처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1일 전북도 자치행정과에 따르면 스카우트 대원들이 태풍 북상으로 새만금 야영장에서 조기 철수한 다음 날인 9일 전북도는 야영지 청소 등 지원 업무에 나선 공무원들에게 도시락값을 청구하는 내용의 공지를 보냈다. 1인당 식비는 1만 2000원으로, 전북도는 공무원들에게 계좌 송금하라고 요구했다.

전북도는 공무원들에게 출장비를 지급해 별도로 식비까지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북도 측은 “한꺼번에 많은 직원이 동원돼 식비를 모두 부담할 수 없어 부서별로 갹출에 나섰다”며 “출장비에 식비가 포함돼 있기에 그 식비를 돌려받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이어 “직원들의 보낸 식비는 도시락 업체 정산 비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공무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10일 직장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도시락 하나 지원 않고서 일을 시키냐”라는 전북의 한 공무원의 글이 올라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지난주 금요일인 4일 잼버리 청소 지원 근무를 다녀왔다는 공무원 A 씨는 “오후 2시부터 근무에 들어가서 도시락으로 저녁을 먹고 밤 8시 반까지 근무했다”며 “9일 잼버리 지원 근무자에게 도시락 비용으로 1인 당 만 2천 원이 청구됐다. 돈도 돈이지만 이게 1만 2000원짜리 도시락이냐”면서 자신이 받았던 도시락 사진을 첨부했다. A 씨는 “도시락 하나 지원 못 해주면서 일을 시켰다니 어이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1만 2000원 값어치로는 안 보인다”, “편의점 도시락보다 부실하다”, “무더위에도 열심히 일했는데 식비를 따로 걷는다니”, “공무원들에게 수당을 조금이라도 더 주진 못할 망정 너무 상식 밖이라 믿기지 않는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온라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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