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에서 위기 청소년 보호까지… 가정별 맞춤형 지원 활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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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나눔]소외 가정 복지 펼치는 기업들
거동 힘든 홀몸노인 늘어나자… 사회적 기업, 병원 동행 서비스 운영
미래에셋생명은 방문 치과 치료 실시
hy는 한부모 가정 자립에 초점… 다문화 미혼모들에게 일자리 제공

‘가정’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가까운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생활 공동체’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가정의 형태는 전통적인 의미에서 나 홀로 가정, 미혼부·모 가정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전통적인 형태의 가정이 아닌 새로 등장한 형태의 가정들은 기존의 복지 서비스로는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을 마주하기도 한다. 기업들은 이러한 가정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다.

● “어르신 위해 병원 함께 가요”
가정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새롭게 등장한 1인 가구, 한부모 가정 등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들이 맞춤형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사회적
 기업 ‘이웃하다’는 만 65세 이상 1인 가구를 위한 병원 동행 매칭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웃하다 제공
가정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새롭게 등장한 1인 가구, 한부모 가정 등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들이 맞춤형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사회적 기업 ‘이웃하다’는 만 65세 이상 1인 가구를 위한 병원 동행 매칭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웃하다 제공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고령자 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만 65세 이상 홀몸노인은 약 187만 명에 달한다. 이들은 거동이 불편할 경우 함께 거주하거나 생활하는 보호자가 없어 병원을 찾는 것부터 힘들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 ‘이웃하다’는 1인 가구를 위한 병원 동행 매칭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혜련 이웃하다 대표는 지난달 3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픈 외할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갈 때마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지만 의지할 곳이 없어 난처했다”며 “보호자가 여력이 되지 않는 분들은 병원에 가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병원 동행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혼자 병원에 다니기 힘들거나 외부 활동이 어려운 경우 이 서비스를 활용해 ‘이웃 선생님’과 함께 병원을 갈 수 있다. 이웃 선생님은 이용자와 가까운 곳에 있는 이웃인 ‘가까이 선생님’, 간호조무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등 자격증을 가진 ‘자격증 선생님’으로 나뉜다. 이웃하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용자와 이웃 선생님 모두 본인 확인을 거쳐야 한다.

이웃하다는 병원 동행뿐만 아니라 행정업무 동행, 쇼핑 동행 등도 제공하고 있다. 키오스크 1 대 1 교육도 가능하다. 최근 음식점, 은행 등에서 키오스크 도입이 늘면서 노인들이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키오스크나 자동화 시스템을 사용하는 데 도움이 필요할 경우 이용할 수 있다.

이웃하다 서비스는 3시간에 최소 2만8000원부터 이용할 수 있다. 비용은 이웃 선생님과 이용자가 협의해서 결정하면 된다. 한 대표는 “이웃하다는 다른 동행 서비스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며 “이웃하다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와 이웃 선생님을 연결해 사무실 운영 비용 등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홀몸노인이 사는 곳으로 의사가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도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2017년부터 서울대 치과병원,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와 함께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과 진료를 받지 못하는 홀몸노인을 위해 ‘독거노인을 위한 찾아가는 치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 치과병원 의료진이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를 통해 선정된 지역 기관에 직접 방문해 충치 치료, 의치 수리, 스케일링 등을 진행한다. 현재까지 약 1000명이 3억 원 상당의 지원을 받았다. 미래에셋생명은 홀몸노인들이 건강한 사회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화분 만들기, 밑반찬 만들기 등 다양한 모임도 지원하고 있다.

● 한부모 가정-가정 밖 위기 청소년 지원까지
hy는 다문화 미혼모를 위한 일자리와 물품 등을 지원하고 있다. hy 제공
hy는 다문화 미혼모를 위한 일자리와 물품 등을 지원하고 있다. hy 제공
사회의 변화로 한부모 가정도 늘어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국내 한부모 가정은 151만 가구에 달한다. 대다수가 미혼모와 자녀로 구성되는 한부모 가정은 양육과 경제 활동을 병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유통전문기업 ‘hy’(옛 한국야쿠르트)는 한부모 가정이 자립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hy는 2월 글로벌한부모센터와 ‘다문화 한부모 가정의 복지 증진을 위한 일자리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언어와 문화 차이로 경제 활동이 쉽지 않은 다문화 한부모 가정의 미혼모들에게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린 프레시 매니저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프레시 매니저로 일하게 된 한부모 가정 가장에게는 별도의 상여금을 지급하고 유니폼, 탑승형 냉장카트 사용비 등도 지원한다.

SK그룹, 이디야커피, 신한은행은 가정 밖 위기 청소년 지원에 손을 맞잡았다. 위기 청소년은 가정 내 갈등이나 가출 등으로 인해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청소년을 일컫는다. 이들은 4월 여성가족부와 함께 경기 군포시 경기남부청소년자립지원관에서 위기 청소년을 위한 ‘제2차 다함께 나눔프로젝트’를 열고 총 23억 원을 기부했다. 기업들이 기부한 후원금은 △찾아가는 청소년 마음 건강 지킴이 버스 △자립 지원 적금 및 경제 금융교육 △맞춤형 인턴십 △행복도시락 운영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소외 가정 복지#병원 동행 서비스#다문화 미혼모#일자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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