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 급증에… 생기 찾은 명동 상권, 백화점 매출도 ‘껑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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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리포트] K컬처 인기 업고 활기 찾는 ‘K관광’
2월 홍콩인 관광객 전년 대비 60배↑… 엔데믹 국면 맞아 다시 한국 찾는 외국인 관광객
백화점 외국인 매출 4배 이상 증가

“블랙핑크 지수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분식집에 가보려고 한국에 왔어요!”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만난 태국인 페리 씨(25)는 초록색 분식 접시에 차려진 떡볶이와 김치볶음밥 사진을 보여주며 활짝 웃었다.

이날 명동 거리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거리 양쪽에는 길거리 음식을 파는 간이 트럭이 끝없이 늘어서 있었고, 앞으로 걸어가려면 줄을 선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야 했다. 서서 음식을 먹는 사람들과 지나가려는 사람들이 뒤엉켰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은 칼국수집 ‘명동교자’는 오후 6시에 이미 만석이었고, 관광객 4개 팀이 대기 중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점포들이 모두 문을 닫아 을씨년스러웠는데, 같은 곳인지 헷갈릴 정도로 달라져 있었다.

엔데믹 국면과 한일 관계 개선, 중국발 입국자 유전자증폭(PCR) 검사 해제 등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폭 늘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 2월에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91만367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만1850명) 대비 5배가량으로 늘었다. 국가별로 일본(16만1293명) 대만(9만7447명) 미국(9만5324명) 중국(7만830명) 태국(5만3965명) 베트남(5만449명) 홍콩(4만3014명)의 순으로 많았다. 특히 홍콩은 춘제 이후인 2월이 관광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전년도 2월 대비 관광객이 약 60배로 폭증했다. 대만 역시 한국 관광 수요가 늘어난 데다 2월 평화기념일 연휴의 영향으로 방한객이 전년 동월 대비 56배로 늘었다.

코로나19로 급감했던 외국인 관광객 대상 매출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1, 2월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배로 증가했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은 올해 들어 3월 22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외국인 매출이 8.5배로 늘었다.

명동 화장품 가게 점원 김정은 씨(37)는 “문을 닫았던 가게들이 지난해 가을부터 조금씩 다시 영업을 하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주말에는 코로나 이전처럼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 매출이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일본, 대만 등 22개국 외국인에 대해 전자여행허가제(K-ETA)를 내년 말까지 면제한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5월부터는 유럽, 미국 등 34개국 입국 비자 소지자가 환승 시 지역 제한 없이 최대 30일간 체류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7월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양한 한국 콘텐츠를 체험해 볼 수 있는 한국관광홍보관 ‘하이커 그라운드’를 열고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박경숙 한국관광공사 관광홍보관운영팀장은 “올해 2월 기준 하이커 일평균 방문객 수는 2088명이며 이 중 외국인이 30% 정도를 차지한다”며 “국제 관광 시장이 정상화되면 한류팬을 비롯해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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