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800만원에서 1400만원” 화훼농가 한숨만…졸업식 대목도 실종

  • 뉴스1
  • 입력 2023년 2월 16일 15시 21분


중고거래 플랫폼에 졸업식 꽃다발을 재판매한다는 글.
중고거래 플랫폼에 졸업식 꽃다발을 재판매한다는 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생산비 부담이 커지면서 경기지역 화훼농가들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꽃값도 덩달아 오르면서 수요가 감소, 졸업식 특수를 기다렸던 꽃집도 울상이다.

남양주시에서 25년째 화훼농장을 운영하는 A씨(50대)는 요즘 걱정이 한가득이다. 지난해보다 난방비가 75%가량 치솟으면서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난방을 줄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꽃농사의 경우 밤낮으로 일정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온도를 낮추면 죽거나 꽃을 피우지 못할 수도 있어서다.

A씨는 “1500평에 달하는 농장을 운영한다. 지난해 겨울에는 800만원 정도 들었는데 올해는 1400만원이 넘게 나왔다”며 “물가가 올라 꽃 판매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난방비까지 오르니 정말 어렵다”고 토로했다.

생산비 증가는 꽃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9~15일 절화(판매용으로 뿌리를 자른 꽃) 장미 한 단 평균 경매가격은 1만2054원으로 1년 전(8946원)과 비교하면 34.7% 올랐다. 졸업식에서 많이 선물하는 프리지아도 지난해 2138원에서 올해 2722원으로 27.3% 비싸졌다.

문제는 꽃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소비심리도 위축됐다는 점이다. 2월은 졸업식과 밸런타인데이 등 각종 행사가 몰려있는 화훼 대목이다. 하지만 꽃값 상승으로 인해 시민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이 탓에 꽃집 업주들은 재고 처리도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의정부시에서 꽃집을 하는 B씨(48)는 “졸업식 시즌에 맞춰 꽃다발을 준비했는데 팔리지가 않는다”며 “10년째 꽃집을 운영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일 때보다 힘들다”고 말했다.

비싸진 꽃값으로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엔 졸업식 꽃다발을 재판매한다는 글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실제 중고거래 플랫폼엔 아이들 졸업식을 위해 구매했다가 다시 판다는 글이 다수 게재돼 있었다.

(경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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