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지기’ 김씨, 쌍방울 김성태 ‘635억 돈세탁’에 모두 관여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3일 22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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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 실소유주 김성태 전 회장. 뉴스1
쌍방울그룹 실소유주 김성태 전 회장. 뉴스1

검찰이 쌍방울그룹 실소유주 김성태 전 회장(수감 중)이 페이퍼컴퍼니와 쌍방울 계열사를 통해 빼돌린 635억 원의 사용처 수사에 나섰다. 특히 검찰은 김 전 회장의 ‘금고지기’ 김모 전 재경총괄본부장이 635억 원 횡령 및 배임에 모두 관여했다고 파악했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수)는 3일 구속 기소한 김 전 회장의 공소장에 그가 635억 원의 자금을 빼돌렸다고 적시했다. 이 중 약 592억 원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칼라스홀딩스, 착한이엔비스트, 오목대홀딩스 등 페이퍼컴퍼니 5개를 통해 빼돌린 금액이다. 약 43억 원은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쌍방울 계열사에서 허위 계약서 작성 등 불법적인 방식으로 빼돌린 금액이다.

검찰은 이 금액이 정관계 로비에 썼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게 김 전 회장이 대북 대납에 쓴 1000만 달러(약 127억 원)다. 검찰은 공소장에 이 중 800만 달러(약 101억 원)를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 대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방북 비용으로 쓰였다고 적시했다. 나머지 200만 달러(약 25억 원)는 최근 추가 수사를 통해 부대비용으로 쓰였다고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도 사용처를 수사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에 자금을 빼돌렸다고 알려진 김 전 재경총괄본부장 수사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 씨는 페이퍼컴퍼니 5개를 통한 횡령 등 635억 원 모든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 자금의 구체적인 흐름은 김 씨가 모두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김 씨에게 자금을 빼돌린 후 어떤 곳에 썼는지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11일 국내로 압송된 김 씨에 대해 이르면 13일 중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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