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되묻자 반말했다며…대리기사에 주먹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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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9월 14일 09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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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운전 중인 대리기사를 술에 취해 폭행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리기사는 폭행을 당한 이유조차 알지 못해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상태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13일 충북 진천경찰서는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로 A(5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4일 오후 8시36분경 진천군 이월면 한 도로에서 운전 중인 대리기사 B(37)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사건은 B씨가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직접 피해 사실을 밝히며 알려졌다.

B씨는 글에서 “거의 도착할 때쯤 (손님이) 갑자기 혼잣말인지 전화를 하는 건지 저에게 하는 말인지 무슨 말을 하는데 발음도 정확하지 않았고 애매하게 들려 ‘예?’ 라고 답했다”며 “그때부터 제 머리채를 잡아당기며 분노에 가득 찬 주먹질이 시작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왜 그러시냐고 말했으나 무조건 주먹질만 하는데 이렇게 맞다간 죽을 것 같아 달리는 차 문을 열고 뛰어내리려 했으나 안전벨트 때문에 도망치지도 못했다”며 “그 후 더 세게 뒤로 잡아당기며 수십 차례 주먹으로 폭행 당했다. 제 발은 브레이크에 닿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할 수 있는 거라곤 왼손은 클랙슨을 누르고 오른손으로 얼굴을 막는 것이었다”며 “전방이 아닌 차량 천장을 바라본 채 차는 움직이고 있었고 결국 도로에 주차된 트럭을 박고서야 도망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B씨는 글과 함께 A씨의 폭행으로 피투성이가 된 오른쪽 귀 사진을 첨부했다. 다만 차량 내부에 블랙박스 메모리칩이 없었고, B씨의 휴대전화는 폭행당하던 중 차량 바닥에 떨어져 다른 증거를 남기지는 못했다고 한다.

상해로 전치 3주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 중인 B씨는 “분하고 억울해 수면제 없이는 잠도 못 잔다. 수면제를 먹고 자도 2~3시간이면 잠에서 깬다”며 “정신적으로 굉장히 괴로운 상태”라고 호소했다.

또 “무슨 말을 들어도 집중이 안 되고 멍한 상태로 지내고 있다”며 “제가 폭행당한 이유조차 알지 못해 감정조절이 안 된다. 가해자는 사과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범행 당시 술에 취해 있어 B씨가 자신에게 반말을 한 것으로 착각해 폭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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