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는 1000만 시민이 만든 회사
회사 주인에 분양원가 알릴 의무
건물만 분양해 반값아파트 추진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분양원가 공개와 서민주거안정’ 토론회에 참석한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김 사장은 “전국적인 분양원가 공개로 집값 안정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아파트를 얼마에 짓는지, 건설사가 얼마를 남기는지 국민은 당연히 알아야 합니다.”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있을 때부터 20여 년 동안 ‘분양원가 공개’를 주장해 왔다.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분양원가 공개와 서민주거안정 토론회’에 참석한 김 사장은 발제를 통해 분양원가 공개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명확하게 드러냈다. 김 사장의 발언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SH공사가 분양원가를 꾸준히 공개하는 이유는….
“SH공사는 1000만 서울시민이 만든 회사다. 회사 주인에게 아파트를 얼마에 분양해 이익이 얼마나 남았는지 공개하는 건 당연한 의무다. 많은 국민들은 여전히 아파트 원가가 어떻게 구성됐는지 모른 채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지 않으면 큰 손실을 본다고 생각하고 있다.”
―분양원가 공개의 성과를 설명해 달라.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강동·구로·송파·강남·서초·강서구 등에서 SH공사가 짓는 아파트의 분양원가를 상세히 공개했다. 송파구 오금지구는 30평대(전용면적 84㎡)아파트를 채당 약 6억 원에 분양했는데 땅값 2억 원과 건물값 2억 원을 제하고도 이익이 최대 30% 났다. 서울에서도 얼마든지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분양원가 공개에 난색을 표하는데….
“LH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손실을 보고 있다. 분양원가를 공개하면 수도권 분양가를 내리라는 압박이 들어올 수밖에 없는데,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SH공사)도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손해가 났다. 손해가 나더라도 왜 손해가 났는지, 이익이 나면 얼마나 났는지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 지금 새 정부 들어 분양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되고 있는데,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전국적으로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게 맞다고 본다.”
―앞으로의 계획은 뭔가.
“건물만 분양해 분양가를 절반으로 낮추는 토지임대부 주택(반값아파트)을 추진할 생각이다. 이 경우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서울 강남권은 5억 원대, 비강남권은 3억 원대에 분양이 가능하다. 반값아파트지만 10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고품질 주택으로 짓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서울형 건축비’를 도입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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