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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일하면서 글쓰는 사람이 진짜 행복한 사람이죠”

입력 2022-06-27 03:00업데이트 2022-06-27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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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대 교직원이자 소설가 고광률 씨
장편 ‘성자의 전성시대’ 등 출간
“작가는 시대의 문제에 맞서야…”
고광률 작가가 문인들이 열어준 ‘성자의 전성시대’ 출판기념회에서 집필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광률 작가 제공
대전대 교직원이자 소설가인 고광률 씨(61)가 최근 장편 ‘성자(聖者)의 전성시대’를 펴냈다.

고 작가는 잡지사 기자와 출판사 편집자, 대학 교직원으로 35년을 생활하면서 이번까지 3권의 소설집과 4권의 장편소설을 냈다.

고 작가가 본격적으로 작가에 길에 들어선 것은 1991년. 실천문학사 앤솔러지 ‘아버지의 나라’에 ‘통증’을 발표하면서다. 앞서 단편 ‘어떤 복수’로 1984년 제1회 대전대 문학상을 받았고, 1987년 ‘어둠의 끝’으로 최상규, 박범신 작가의 추천을 받기도 했다.

“어린 시절 화가가 꿈이었어요. 미대에 합격까지 했으나 색약으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한동안 좌절에 빠져 있다가 이미지가 아닌 글로 세상을 표현해 보기로 마음먹었죠.”

고 작가의 작품은 줄곧 시대의 문제에 정면으로 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누구나 아름다운 소설을 쓰고 싶어 한다”며 “하지만 버젓이 존재하는 추악함과 부정의를 외면하는 것은 작가의 직무유기 아니냐”고 말했다.

2012년 출간한 ‘오래된 뿔’은 그런 작가의식의 반영이다. 7년간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탐구하고 취재해 두 권의 장편소설에 담아냈다. 이 작품은 쿠데타 세력 몇몇의 정치 야욕을 넘어 근현대사적 모순에서 5·18의 원인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 작가는 앞으로 6·25전쟁을 다뤄볼 계획이다. 전쟁의 원인이었던 이데올로기를 극복하지 못한 채 지금도 양극단으로 쪼개져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게 고 작가의 생각이다. 고 작가는 “이데올로기가 본래 행복과 공의(公義)의 수단인데 그 자체로 신격화되면서 목적으로 변질됐다”며 “작가들이 지식으로서 마땅히 책임의식을 가지고 본질과 원형이 흐트러지기 전에 역사적 사실(寫實)에 기반한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간을 쪼개 글을 써야 했던 그로서는 전업 작가가 부럽지 않았을까? 일과 글쓰기를 병행해야 할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대답이 돌아왔다.

“국내에서도 인기인 북유럽 등의 작가들은 다른 직업 생활을 통해 경험을 많이 축적한 사람들이에요. 삶의 행복과 고통이 녹아들지 않은 글은 공허할 뿐이죠. 글 쓰면서 일하고, 글 쓰면서 노는 방법을 익혀야 합니다.”

고 작가의 꾸준한 작품 활동은 전업 작가들도 인정할 정도로 유명하다. 현재 그의 컴퓨터에는 발표를 기다리는 3권 분량의 소설 원고가 있다. 고 작가는 “글쓰기를 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천부적 재능보다는 지난한 노력을 믿으라’고 조언해 주고 싶다”며 “주변을 돌아봤을 때 이 조언은 진부하지만 확실한 진리”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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