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한, 몽리자, 현훈”…암호 같은 민법 64년만에 “알기 쉽게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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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5월 17일 09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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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한’(게을리한), ‘몽리자’(이용자), ‘현훈’(현기증), ‘산동’(동공확대)…

‘암호문’ 같은 용어로 가득한 민법을 알기 쉽게 바꾸는 작업이 추진된다. 1958년 민법이 제정된 이후 처음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알기 쉬운 민법’ 개정안 정부 입법을 위한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어려운 한자어, 일본식 표현, 어법에 맞지 않는 문장을 쉽게 바꾸는 게 핵심이다. 그동안 국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민법을 일반인도 알기 쉽게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법무부는 법제처와 협력해 2013~2014년 법률 전문가들로 꾸려진 ‘알기 쉬운 민법 개정위원회’를 운영하며 민법을 한글화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당시 민법학계의 원로인 서민 충남대 명예교수가 위원장을 맡았다.

또 법무부는 2015년, 2019년 알기 쉬운 민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국회의 무관심 속에 19·20대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당시 제출된 개정안은 법조문 Δ한글 표기를 원칙으로, 필요한 경우 괄호로 한자를 병기 Δ일본식 표현을 우리말 표현으로 개정 Δ복잡한 구조의 법문은 ‘항’·‘호’로 나눔 Δ문법에 맞는 표현 사용 등을 원칙으로 했다.

20대 국회 법사위는 “입법 필요성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논의가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검토보고서를 냈다. 법률안을 검토한 법원행정처와 대한변호사협회는 개정안의 취지에 대해 찬성하나 일부 내용은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을 국회에 전했다.

법무부는 당초 알기 쉬운 민법 개정안을 올해 하반기 중 입법예고할 예정이었으나 새 장·차관 보고 후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세울 방침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오랜 시간 투자를 해서 만든 법률안들이 제대로 심사도 못 받고 폐기됐다”며 “새 장·차관이 오면 보고 드리고 추진 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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