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하면 호두과자… ‘빵지순례’ 오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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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권 봄여행 가이드]
‘빵의 도시’ 천안

지난해 10월 열린 첫 ‘빵빵데이’에 전국의 ‘빵지 순례객’들이 몰려들었다. 천안시 제공
지난해 10월 열린 첫 ‘빵빵데이’에 전국의 ‘빵지 순례객’들이 몰려들었다. 천안시 제공
“희망을 굽는 ‘빵의 도시 천안’으로 ‘빵지순례’ 떠나자.”

국민간식 ‘호두과자’로 유명한 천안시가 역사와 전통이 있는 ‘빵의 도시’로 자리 잡고 있다.

천안의 빵의 역사는 호두과자에서 시작됐다. 1934년에 시작한 천안의 학화호두과자는 경주 황남빵(1939년), 군산 이성당(1945년), 대전 성심당(1956년)보다도 역사가 깊다.

천안은 호두의 ‘시배지(始培地)’다. 1290년 영밀공 유청신이 임금을 모시고 중국 원나라에 갔다 올 때 어린 호두나무와 열매를 가져왔다고 전한다. 문익점의 목화씨 역사를 보는 듯한 이야기다. 그는 어린 나무를 천안 광덕사에 심고 열매는 자신의 향집 뜰 앞에 심었다.

호두는 호두과자로 탄생했다. 1934년 심복순, 조귀금 부부가 천안역 부근에서 호두 모양의 빵틀에 밀가루 반죽과 호두, 앙금을 넣어 호두과자를 빚어냈다. 그 작은 시도가 현재 50여 개 호두과자점을 비롯해 300여 개 빵집으로 이어졌다.

천안은 그 이후 연간 매출 약 3000억 원에 이르는 명실상부한 ‘빵의 도시’로 성장했다. 뚜쥬루, 몽상가인 등 전국적인 경쟁력을 가진 유명한 빵집이 즐비하다. 천안시는 대한제과협회 천안시지부와 손을 잡고 빵의 도시 브랜드화와 지역경제 견인 방안을 마련했다. ‘빵의 도시’를 선언하고 매년 10월 10일을 ‘빵빵데이’로 운영하기로 했다.

지난해 첫 빵빵데이에서는 빵지순례 행사, 참가 후기 작성과 호두과자 굽기 체험을 진행했다. 10∼20% 할인된 가격으로 빵 판매 행사 등도 이어졌다. 빵지순례 홍보체험단을 모집한 결과 2329팀 6797명이 신청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시는 ‘빵빵데이’에 대한 상표출원과 등록도 마쳤다. 또 ‘빵의 도시 천안’ 브랜드 네이밍과 로고를 제작 중으로 출원 등록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달 26∼28일에는 관내 제과업계와 딸기 농가의 상생 지원을 통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베리 베리 빵빵데이’ 축제를 열었다. 이 축제는 지역 44개 제과업체가 참여해 천안지역 딸기를 넣어 만든 각종 빵과 케이크를 할인 판매하고 딸기로 만든 수제 잼 증정, 홍보체험단 운영 등을 진행했다. 이 축제에는 800명 1770팀이 홍보체험단에 신청해 빵빵데이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축제를 위해 개발된 ‘딸기 앙금 호두과자’는 판매업소 영업 종료 전 모두 소진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딸기 앙금과 더불어 대한제과협회 천안시지부 회원들이 직접 만든 홍보용 수제 딸기잼, 딸기를 활용한 빵 판매는 농가에 보관 중인 딸기 소비를 촉진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홍보체험단 활동에 참여한 한 가족은 “직접 딸기를 수확하고 케이크를 만드는 새로운 체험을 통해 가족과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며, “코로나19로 집에만 머물러 있다가 모처럼 가족과 맛있고 건강한 빵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천안시는 천안 밀, 팥, 포도, 호두 등 우수한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건강한 빵을 만드는 등 농가와의 연계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지역과 상생하는 차별화된 도시 브랜드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제과업계에는 제과기술 세미나와 벤치마킹 등을 적극 지원해 소규모 제과점이 강소 제과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빵’이라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도출해 ‘빵의 도시 천안’을 더욱 널리 알릴 계획이다.

천안시 관계자는 “특색 있는 빵을 발굴하고 우수 빵집을 지속 발굴해 맛집으로 지정하는 등 천안의 소중한 자산인 우수한 빵집을 널리 알려 천안이 빵의 본고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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