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바닥에서 자가검사 키트 조립…머리카락에 고춧가루도 묻어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4월 11일 10시 08분


코멘트
채널A 보도화면 갈무리
채널A 보도화면 갈무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 키트 부품이 비전문적이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모습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10일 채널A는 국내 유통 허가를 받은 5곳을 포함, 자가검사 키트 완제품 생산회사 20여 곳에 부품을 납품하는 제조업체의 부품이 생산되는 장면을 공개했다.

공개된 모습에 따르면 이 업체의 부품 일부는 비위생적인 방바닥에서 조립됐다. 검사를 위한 시약을 섞은 뒤 닫을 때 쓰는 노즐캡을 장갑을 끼지 않고 맨손으로 만지는 경우도 있었다. 부업을 하는 가정주부를 위한 별도의 교육 영상도 있었다.

업체 측의 부업 장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한 달간 이렇게 생산된 부품만 100만 개가 넘었는데 부품에 이물질이 묻어있는 등 불량품이 많았다고 한다. 부품 업체 관계자는 “고춧가루나 머리카락, 음식물 같은 것들이나 이상한 검은색 기름때 같은 것들이 많이 묻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에도 애완견이 작업대 주변을 돌아다니고 창고 곳곳에 길고양이가 들어와 있어 털과 배설물이 날리는 등 위생관리가 부실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업체 측은 공장 안에서 부업 방을 운영했지만, 가정집에 준 적은 없으며 애완견을 작업장에 풀어놓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채널A 보도화면 갈무리
채널A 보도화면 갈무리
한편 채널A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달 14일 관련 신고를 받았지만, 이달 6일에서야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식약처는 “직원의 (코로나19) 확진 등으로 현장 조사가 늦었을 뿐 자료점검은 해왔다”며 “납품회사가 많아 조사에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해당 업체가 외부 제조소에 다시 조립을 위탁한 ‘재하청’ 정황을 확인해 문제 업체와 관련된 진단키트 기업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문제가 된 부품들이 실제 진단키트에 쓰였는지와 이렇게 제조된 키트들이 유통됐는지도 조사 중이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신속히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