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포화도 0’ 상태 환자 늑장 조치 사망…성형외과 의사 ‘집유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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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2월 5일 0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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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 전문의가 업무상 주의의무를 제대로 하지 못해 가슴 확대 수술을 받던 20대 외국인 여성을 사망케 해 금고형의 집행을 유예 받았다.

창원지법 형사7단독 김초하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37)에게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1일 낮 경남 창원시 한 성형외과 수술실에서 외국인 B씨(20·여)를 상대로 가슴 확대수술을 했다.

당시 프로포폴을 투여해 수면마취 상태로 수술을 진행했다. 프로포폴은 심혈관계 및 호흡기계 부작용 발생 위험이 커 수술을 진행하는 의사는 혈압기·맥박산소측정기·심전도 등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환자의 상태를 관찰·감시해야 한다.

그러나 A씨는 B씨에게 맥박산소측정기만을 부착한 채 심전도 등을 관찰하지 않고 수면마취를 통한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 도중 맥박산소측정기에 산소포화도가 ‘0’으로 표시됐지만, 즉시 다른 방법으로 피해자의 활력징후 이상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고, 간호조무사에게 맥박산소측정기를 B씨의 다른 발가락 및 손가락에 부착해 보도록 지시했다.

그래도 산소포화도가 ‘0’으로 표시되자 다른 수술실에 있던 맥박산소측정기를 가져와 다시 피해자의 발가락과 손가락들에 부착해 보도록 지시하면서 수 분간 시간을 낭비해, 오후 3시쯤 모 병원 응급실에서 사망에 이르게 했다.

재판에서 A씨 측은 프로포폴 부작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피해자의 사망에 기여했다고 속단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판사는 “의료 영역에서 발생한 과실범에 해당하기는 하나 피고인의 위와 같은 과실로 인해 건강했던 20세의 젊은 여성이 결국 사망했다”면서 “의료인의 전문적인 판단과 지식을 신뢰해 생명과 신체를 맡긴 환자에 대한 의무를 소홀히 해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이 요청된다”고 꾸짖었다.

(창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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