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링 중단’ 일본 사례 꺼내든 당국…확진자 ‘폭증’ 본격 대비

  • 뉴스1
  • 입력 2022년 2월 3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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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하나이비인후과병원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의료진이 재택치료자들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하나이비인후과병원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의료진이 재택치료자들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일본 정부가 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자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치명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에 감염된 건강한 성인들의 경우 무증상이나 경증에 그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는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자국내 의료 시스템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 또한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택치료 비중을 늘리고 중증환자 및 사망자 관리에 더 중점을 둘 계획이다.

◇日 정부, 50세미만 재택치료자 모니터링 중단

지난달 28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도쿄도 정부가 1월 31일부터 자택에서 요양 중인 50세 미만 코로나19 환자의 상태 모니터링을 중단할 것을 지역 보건소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지역 보건소와 간호사 등 의료진이 상주하고 있는 코로나19 추적관찰센터는 입원이 필요한 코로나19 고위험군 재택환자, 기저질환자 및 50세 이상 고령자 등을 우선적으로 진료한다. 이는 오미크론 감염 환자들의 증상이 경미한 증상에 그치고 있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의 이러한 조치는 한정된 의료시스템을 중증·고위험군 환자에 의료 자원을 집중하기 위함이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으나 중증환자 발생이 비교적 낮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일 일본 내 일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9만4930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같은날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들 중 중증 환자는 82명 수준이다. 이날 새로 추가된 사망자 수도 82명을 기록했다.

◇환자 급증해 병상부족 우려…증상 있으면 PCR도 생략

하지만 이 같은 조치는 환자들이 급증하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침이라는 의견도 있다. 환자가 급증하면서 일본 내 병상 이용률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병원과 보건소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검사 키트가 부족해 공식 진단을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일본 후생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재택치료 중인 코로나19 환자들은 1월 26일 기준 26만4859명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는 전주 7일 평균 재택치료 환자수 대비 약 2.5배 증가한 수치다. 2주 전에 비하면 약 14배 증가했다.

미국 외교전문 언론 디플로맷은 최근 일본이 두달도 안돼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배 넘게 늘었다며 중증 환자수도 올해만 8배 넘게 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4일부터는 건강한 소아청소년 확진자들의 경우 의료기관 방문 없이도 직접 자가진단검사 결과에서 양성 판정을 받으면 집에서 격리가 가능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 코로나19 밀접접촉자들이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날 경우 유전자증폭(PCR) 검사 양성판정 없이도 의사 소견만으로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 오늘부터 ‘재택치료 모니터링’ 축소…수용환자 40~50% 늘 것

우리 정부 또한 재택치료에 대한 건강모니터링 횟수를 축소한다. 신규 확진자 급증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재택치료 대상자 건강모니터링 기간도 지난달 26일부터는 10일에서 7일로 단축됐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3일 백브리핑에서 “오늘부터 재택치료 환자의 모니터링 체계가 바뀌어 고위험군은 종전 3회 의무화에서 2회로 낮추고, 일반 환자군도 1회로 조정된다”며 “관리 의료기관 별로 수용할 수 있는 재택치료 환자는 40~50%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의 모니터링 생략 사례를 예로 들며 “저희도 향후 확진자가 증가할 때 시나리오로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으로 고위험군재택치료에 참여할 의료기관 수는 늘려 의료진의 환자 관리 부담을 줄이면서도 1인당 대응 가능한 환자수는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재택치료, 환자 증상 악화될 경우 대처 어려워

재택환자에 대한 관리가 감소하면서 피해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 NHK방송은 지난 2일 재택치료 중인 많은 환자들이 증상이 악화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사히신문 또한 일본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따라 50세 미만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들은 증상이 악화돼 연락이 어려워져도 자택에서 직접 전화로 의료 상담을 요청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비대면 진료는 그 자체가 위험성이 높은 진료 방식이라고 말했다. 환자들이 순식간에 상태가 안 좋아질 수 있는 위험이 있는데 보건 인력이나 초임 의료진이면 그 위험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으로 독성이 약해졌다지만 확진자 규모가 커졌기에 괜찮은 듯 보였다가 위험해지는 사례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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