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 처럼…” 동전 2370원 내민 남매 도운 카페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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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월 11일 13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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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형편이 어려워 보이는 남매가 빵을 사러 오자 무상으로 음식을 제공한 카페 사장의 사연이 훈훈함을 안겼다.

지난 7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아이 두 명이 매장에 들어왔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카페 운영자인 작성자 A 씨는 15세로 보이는 여학생과 8~9세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함께 매장에 들어와 디저트 진열대만을 응시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쭈뼛쭈뼛 서 있는 아이들에게 먼저 주문할 거냐고 물었다. 여학생은 초코머핀 하나를 달라며 동전을 내밀었다.

해당 매장에서 판매하는 초코머핀은 2500원이었다. A 씨는 “(여학생이) 10원, 50원, 100원 동전 여러 개를 해서 총 2370원을 줬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돈이 없다는 것을 눈치챈 A 씨는 “아이들이 최대한 부끄럽지 않게 뭐라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A 씨는 아이들에게 “마침 잘 됐다. 유통기한이 오늘까지인 부리토가 엄청 많은데 아까워서 혼자 먹기 좀 그랬다. 너희가 같이 먹어달라”며 치킨 부리토와 불고기 부리토 총 6개를 구워줬다.

A 씨는 “(아이들이) 고개를 푹 숙이고 마치 죄인처럼 있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며 “더 충격적인 건 부리토를 주자마자 남자아이가 며칠 굶은 사람처럼 허겁지겁 먹었다. ‘요즘도 이런 아이들이 있구나’하고 놀랐다”고 했다.

이어 “먹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님이 계시느냐고 묻지도 않았다”며 “(아이들에게) 내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고 연락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A 씨는 며칠 뒤 여학생으로부터 감사하다는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며 “몇 번 통화한 끝에 아이들의 가정환경을 알게 됐다. 여자아이는 저희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켜 줄 생각이다. 그냥 돈을 주는 것보다 아이가 직접 돈을 벌게 하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원룸 월세와 가스비, 수도비, 전기세도 지원해줄 생각”이라며 “훗날 아이들이 성인이 돼 또 다른 선행을 베푼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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