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1,2학생 자율접종에 학사일정 혼란…“최소 1명은 백신 결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7일 14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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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병원에서 한 청소년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받고 있다. 2021.11.1/뉴스1
서울 한 병원에서 한 청소년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받고 있다. 2021.11.1/뉴스1
“한 달 전부터 아이들이 번갈아 매일 십 수 명씩 학교를 안 와서…. 수행평가 일정을 전부 조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달 18일부터 고교 1, 2학년에 해당하는 16,17세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행되고 있다. 16,17세는 학교 단위로 접종을 시행한 고3과 달리 자율 접종이다. 학생들의 접종이 2학기 수행평가 기간과 겹치며 교육 현장에서 2학기 학사일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생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접종 당일 포함 3일까지 출석이 인정된다. 이 때문에 수요일에 백신을 접종한 뒤 주말까지 5일 가량 휴식을 취하는 학생들이 많다. 경기 A고 교장은 “학생들이 백신 맞으러 가는 것을 학교에서 제지할 수는 없다”며 “성인도 주말을 붙여서 백신 접종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막겠느냐”고 말했다.

2학기 수행평가는 중간고사가 끝난 직후인 10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진행된다. 서울 B고 교장은 “수행평가 일정 조정은 가능하지만 학생들이 한 명이라도 백신을 맞지 않는 날이 없다”며 “어느 날이든 최소 1명은 백신 결석을 한다고 해 조정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학사일정이 변경되면서 학생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학생부종합전형 등 내신 반영비율이 높은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수행평가도 중간·기말고사 못지 않은 부담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학기 단위 성적의 20% 이상을 수행평가로 실시하도록 권고했다. 서울 C고 1학년 학생은 “1일에 백신 1차 접종하고 이틀 간 백신 공결을 썼더니 수행평가가 밀려서 아찔했다”고 전했다. 일부 학생들은 수행평가를 제출하기 위해 백신 접종 이후 다시 등교하거나, 오전에 수행평가가 있는 경우 백신 접종 시간을 오후로 조정하는 상황이다.

학교들은 수행평가 일정을 미리 학생들에게 안내하고 일정을 피해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서울 D고에서는 백신 예약이 시작되기 전 수행평가 전체 일정을 학생들에게 안내했다. 그러나 접종 예약이 개별적으로 이뤄지기에 모든 학생들의 일정을 통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고3 백신 접종과 유사하게 접종 의사를 밝힌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별 접종 일정을 마련해 달라는 주장도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간, 기말고사 등 2학기 학사 일정을 고려해 접종 기간이 2주였던 다른 대상군과 달리 16~17세는 접종 기간을 4주로 넉넉하게 설정했다”며 “자율 접종으로 일부 학사 일정 차질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이를 감안해 운영해 달라”고 설명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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