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 앉아 울고 싶다”…코로나 직격탄에 대리기사들 “죽지 못해 살아”

뉴스1 입력 2021-08-04 14:13수정 2021-08-0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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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은 4일 오전 10시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대리운전노동자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뉴스1
“저녁에 술 드신 분이 있어야 콜(대리운전)을 수행하고 가정 생계에 보태 씁니다. 밤 10시 이후는 도시가 암흑입니다. 암흑 속에서 ‘콜이 언제 올까’하고 다음날 새벽 5, 6시까지 기다립니다. 죽지 못해 살고 있습니다.”(대리운전 기사 박경수씨)

서울 전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4일 대리운전 기사들은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정부에 생계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수도권 등지에서는 오후 10시 이후 음식점 등의 영업을 중단하고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저녁 늦게 술 마시는 사람이 줄어들면서 대리기사들의 수입도 급감한 상황이지만 지원 대책이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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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기사들 “생계 벼랑 끝에 내몰려”…“하루 수입 3~4만원”

이날 기자회견을 개최한 민주노총 전국대리운전노조의 김주환 위원장은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강구를 부탁드린다”면서 “수많은 대리운전 노동자가 생계의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장 발언에 나선 대리기사 박경수씨는 “작년 거리두기 2~3단계에서는 하루에 7만~8만원 벌었는데 지금은 고작 3만~4만원 밖에 못벌고 비용 제하면 마이너스일 때도 있다”며 “7월 수입이 130만원 정도인데 여기서 보험비와 (대리운전) 프로그램비를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기 광주에서 일하는 13년차 대리 기사 A씨는 “4단계 격상 이후 하루에 콜 1~2개도 타기 어렵다”면서 “콜이 가장 많은 금요일에도 하루 수입이 4만원에 불과해 세 식구가 어떻게 먹고 살지 한숨만 나온다”고 하소연했다.

경기 일산의 16년차 대리 기사 B씨는 “하루에 2콜 정도 타면 그걸로 끝이고 수수료와 차비를 빼면 3만~4만원만 손에 남는다”며 “부모님을 요양원에 모시고 있어 비용도 턱없이 부족하고 걱정이 커 주저앉아 울고싶다”고 했다.

◇대리기사, 운수업 지원에서 제외…특고·프리랜서 지원은 2차 추경에서 빠져

택시기사 등 비슷한 운수업 종사자들을 위한 재난지원금은 마련됐지만 대리기사는 생계대책이 없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국대리운전노조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 택시기사, 버스기사 등이 포함된 지원대책에 대리운전 기사는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리운전 기사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리운전 기사도 재난지원 대상에 포함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청원에는 26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특수고용직인 대리운전 기사의 법적 신분은 근로자가 아니라 사장님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대리운전 기사나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직은 ‘특수고용직·프리랜서 긴급고용안정 지원금’을 지원해왔는데 2차 추경에서는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 손실보상 대상에 대리운전 기사 등 특수고용직이 포함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상공인 손실보상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보상 대상 및 범위를 논의 중의지만 특수고용직은 제외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는 전국민고용보험을 통해 제도적 공백을 해소하려 하지만 제도를 마련하는 바로 그 사이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서 “자영업이나 대리기사 등 서비스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입는 타격을 별도로 파악하고 보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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