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진료소 앞 스피커 선교 ‘소란 행위’…벌금 10만원

뉴시스 입력 2021-04-23 05:23수정 2021-04-23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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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녹음본 틀어 인근 소란 혐의
"선교행위라서 처벌 안된다"고 항변
법원 "선교 범위 넘어…직원들 고통"
지난해 12월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일일 확진자가 1000명 내외에 달하던 시기 선별진료소 앞에서 종교 방송을 튼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홍창우 부장판사는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종교가 A64)씨에게 벌금 1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20일 오전 11시20분께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 뒤에 트럭을 주차하고 스피커를 이용해 기독교 관련 녹음본을 큰소리로 재생해 인근을 소란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는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0명 내외로 발생하며 3차 대유행이 정점에 이르던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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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에는 종교를 선전할 목적의 선교의 자유가 포함된다”며 “각종 음향기구 등을 사용해 이뤄지는 선교행위가 경범죄처벌법에 해당된다고 판단할 때는 사안별로 엄격히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한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선교행위를 한 경위와 이뤄진 시기, 장소, 대상자와 방법 등을 고려하면 선교행위는 경범죄처벌법에서의 ‘인근 소란’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홍 부장판사는 “비록 A씨의 선교행위가 이뤄진 시간이 낮 시간대였던 점과 그 선교의 내용이 통상적이고 일반적 기독교 교리에 해당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도 경범죄처벌법에서 정한 ‘인근 소란’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홍 부장판사는 “A씨는 오전 시간대라 선별진료소에 검사 대기 중 사람이 었었다고 하나 3차 대유행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였다”며 “검사를 위해 대기 중인 사람이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A씨를 신고한 B씨가 ‘해당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는데 의료진 바로 앞에서 엄청난 스피커 소리로 선교행위를 해 귀가 아파서 신고했다. 진료소 직원분 고생하는데 스트레스 많이 준다’고 진술한 점도 언급했다.

홍 부장판사는 “설사 A씨의 주장처럼 당시 검사를 위해 대기 중인 인원이 없었다고 해도 검사에 필요한 의료진과 직원들은 상주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출동한 경찰관이 ‘지금 대화 목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니 소리를 줄여달라’고 요청한 점을 근거로 홍 부장판사는 “그 소음도는 인근을 소란하게 할 정도로 상당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A씨가 확성기를 사용해 기독교 관련 녹음본을 큰소리를 재생하는 방법으로 선교행위를 함으로써 인근에 있던 선별진료소에 대기 중인 사람들과 의료진, 직원들은 상당한 스트레스나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씨의 선교행위가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와 선교의 자유에 속하는 것은 분명하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영 당국 조치는 종교 시설에도 예외 없이 적용되고 대부분의 종교인은 이를 잘 따르고 있다”고 판시했다.

홍 부장판사는 “공공장소에서의 선교행위가 반드시 확성기나 음향기구 등을 사용해서만 가능한 것은 아닌 점 등을 종합하면 A씨의 행위는 통상적인 선교 범위를 넘어 경범죄처벌법이 보호하는 다른 법익을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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