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표준’ 이해도 높일것”… 국가기술표준원, ‘삼두마차’ 가동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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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피아드-방문교육-시범학교 운영
국제표준올림피아드 15회 열어… 누적 1만명 교육 참가 성과
방문 강사 직접교육-동아리 활동, 학생들의 흥미 유발 적극 지원
“프로그램 개발-교사양성 확대를”

국가기술표준원이 주최한 ‘2020 국제표준올림피아드’에서 심사위원들이 화면 속 해외 참가자의 발표를 듣고 있다. 15년째 진행되는 이 대회는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화상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국가기술표준원 제공
국가기술표준원이 주최한 ‘2020 국제표준올림피아드’에서 심사위원들이 화면 속 해외 참가자의 발표를 듣고 있다. 15년째 진행되는 이 대회는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화상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국가기술표준원 제공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미래 세대의 ‘표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가속화하는 첨단 기술 경쟁에서 국제표준을 선점해 산업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표준 전문성과 대응력을 갖춘 인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표준’은 공인기구가 합의한 규격과 기술 및 가이드라인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하나의 기술이 표준이 되면 다른 기술로 대체할 수 없는 잠금 효과(Lock-in effect)가 발생해 해당 산업을 주도하게 된다. 만약 표준 경쟁에 뒤처질 경우 기술 습득과 인증에 막대한 비용이 들고 수출에도 제약이 생긴다. 이 때문에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과학기술, 특히 5세대(5G), 반도체,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첨단기술 표준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국가기술표준원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인 ‘국제표준올림피아드’는 2008년부터 지난해 15회 대회까지 누적 1만 명의 청소년이 참가한 국내 표준 교육의 대표적인 성과다. 이 대회는 국제표준화기구(ISO),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태평양지역표준회의(PASC) 등 국제표준회의에서 매년 우수 사례로 언급된다.

국제표준올림피아드는 대회 현장에서 제시된 표준화 과제를 팀원이 함께 해결하며 표준 제정 과정을 체험하고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해에는 ‘개인용 이동 수단의 안전성’(중등부), ‘배달 로봇의 안전성’(고등부)을 본선 과제로 각국 참가팀이 국제표준을 개발하고 발표했다. 대상 수상팀의 황승찬 학생(한국과학영재학교)은 “대회 준비로 수많은 표준 문서를 읽으며 특정 분야뿐 아니라 우리 일상 전반에 표준이 널리 퍼져 있음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동상을 수상한 인도네시아 티파니 시라무르티 학생은 “표준으로 실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도전적이고 재밌었다”며 “표준에 대한 인식은 물론 창의력과 비판적인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국제표준올림피아드’ 성과에만 만족하지 않고 아동과 청소년의 표준 이해도를 높이는 데 목적을 둔 ‘찾아가는 표준교육’과 ‘표준교육 시범학교’도 운영한다.

‘찾아가는 표준교육’은 전문 강사가 학교를 방문해 표준과 표준화, 표준 기반의 안전 지식을 가르친다. 프로그램에 꾸준히 참여해 온 다산중학교 박슬기 교사(과학)는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해 온 덕분에 코로나19 상황에도 비대면 강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며 “학생들 반응도 좋았다”고 말했다.

‘표준교육 시범학교’는 표준 관련 수업 및 체험 활동을 학교가 자율적으로 계획하고 추진해 표준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와 흥미를 유발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교내 표준 수업 및 관련 동아리 활동을 이끄는 천안고등학교 이대호 교사는 이 프로그램의 큰 성과로 ‘학생의 의식 변화’를 꼽았다.

그는 “표준이 돈, 문화, 경쟁력이 된다는 것을 아는 학생이 사회에 진출하면 국가 표준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범학교인 용동중학교의 김다은 학생은 “자율주행차 픽토그램(pictogram) 제작 수업을 하며 표준에 관심이 생겼다”며 “기회가 된다면 표준화와 관련된 직업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기술교육단체총연합회장인 한국교원대 이상봉 교수는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의 벤치마킹 대상이 된 국제표준올림피아드를 주도하고 세계 최초로 정규 교육과정에 표준 단원을 포함하는 등 명실상부한 표준 교육 주도국”이라며 “다양한 교육 과정과 제도에 활용 가능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문교사를 양성하는 등 관련 지원을 꾸준히 넓혀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청소년#국가기술표준원#삼두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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