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안마다 갈등·구설, 정원은 미달’…흔들리는 공수처

뉴시스 입력 2021-04-10 05:09수정 2021-04-10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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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특혜면담' 김진욱 처장 고발 잇따라
검찰, 안양지청에 관련 사건 배당 수사 속도
'공소권 유보부 이첩' 놓고 검찰과 힘겨루기
검사 인선 늦어져 '4월 1호 수사' 장담 못 해
"정치적 사건 손대선 안 돼…조직 정비 우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 3개월이 다 되도록 자리 잡지 못하고 표류하는 모습이다.

조직의 수장은 피의자 ‘특혜 면담’ 논란으로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고 검·경과의 권한 조정 갈등은 끝이 안 보인다. 수사 인력 선발 작업까지 늦어지면서 ‘1호 수사 4월 착수’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위법 출국금지 사건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면담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진욱 공수처장에 대한 고발이 줄을 잇고 있다.

김 처장은 지난달 7일 공수처 청사에서 면담할 때 1호 관용차를 제공해 청사 출입 기록이 남지 않도록 한 다음 수사보고서에 면담 장소 등을 허위로 기재했을 거라는 의혹 등으로 고발된 상태다.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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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는 해명 보도자료를 통해 관용차가 2대 중 2호차는 뒷좌석 문이 열리지 않아 불가피하게 처장 차량을 제공했다고 밝혔는데 2호 차량에 피의자 도주를 막기 위한 개조 작업이 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추가 고발도 계속되고 있다.

검찰은 김 처장이 이 지검장 면담으로 고발 사건을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배당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면담이 이뤄졌던 공수처 청사 342호 근처 복도 폐쇄회로(CC)TV 영상도 확보된 상태다. 김 처장이 1호 수사에 착수도 하기 전에 피고발인 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를 위한 검·경과의 권한 조정 논의는 답보 상태다. 공수처와 검·경은 사건 이첩 기준 등을 논의하기 위해 한 차례 만남을 가졌으나 공수처의 ‘공소권 유보부 이첩’ 등 명문화 움직임에 검찰이 반대하면서 후속 논의 날짜조차 잡지 못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공수처가 김 전 차관 위법 출국금지 의혹과 관련해 이 지검장과 이규원 검사 사건을 재이첩하면서 ‘기소할 때 다시 송치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이를 무시하고 이 검사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이 이 지검장까지 기소하며 실력 행사에 나설 경우 양측 간 관계는 더욱 냉각될 수밖에 없다.

공수처는 조직 구성에도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출범 3개월이 되도록 1호 수사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검사 인선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어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김 처장은 지난달 말까지만 하더라도 4월 중에 1호 수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지난 9일에는 “(1호 수사 착수 시점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히며 수사 착수 시점이 늦춰질 수 있음을 내비쳤다. 공수처는 “검사가 임용되고 나서 수사 착수 시점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26일과 이달 2일 청와대에 평검사·부장검사 최종 후보군 명단을 넘겼다. 하지만 임명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4월 중순에 임명된다고 하더라도 검사 출신 인사가 사실상 전무해 교육을 먼저 해야 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이번에 검사 선발 정원을 채우지 못해 추가 채용을 해야 하고 수사관 면접도 못 끝내는 등 수사인력을 완전체로 꾸리려면 갈 길이 멀다.

하태영 동아대 교수는 “독립과 중립이 공수처의 영혼이다. 전체 직원이 이걸 생각하지 않으면 그 조직은 공중분해 되거나 식물기관이 된다”며 “정치적인 사건에는 손을 대서는 안 된다. 국민적 공분이 있는 사건만 손을 대야 한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일단 조직을 정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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