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 대상에서 연구 대상된 ‘남극’…첫 발 디딘 여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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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6일 0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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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으로 남극에 최초로 도착한 캐롤라인 미켈슨(wikipedia 갈무리)
여성으로 남극에 최초로 도착한 캐롤라인 미켈슨(wikipedia 갈무리)
1911년 12월 14일 오후 3시 아문센 일행이 인류 최초로 남극점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 탐험대 중에 여성은 아무도 없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남극은 탐험의 대상에 연구의 대상으로 바뀌었고, 많은 과학자들이 방문이 이어졌지만, 여성들에게 남극의 문턱은 높았다. 여성에게 불가능한 도전이라는 ‘잘못된’ 생각 때문이었다.

이런 세상의 편견을 깨고 남극의 역사에 당당히 이름을 남긴 여성들이 있다.

6일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노르웨이 출신의 캐롤라인 미켈슨(Caroline Mikkelsen)은 1935년 2월 남편과 함께 남극 트리네(Tryne)섬에 도착했다. 이 이야기는 60년 동안 묻혀 있다가 1995년 그녀가 한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고, 호주 조사팀이 그녀의 과거 방문 기록을 확인하면서 공식화됐다.

2년 후인 1937년에는 또 다른 노르웨이 여성 잉그리드 크리스텐(Ingrid Christensen)이 딸과 함께 남극에 도착했다. 크리스텐슨은 남극 본토를 밟은 최초의 여성으로 기록됐다.

1950년대 과학계는 남극을 포함해 세계 곳곳에서 기록한 대기 정보 등을 공유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를 위해 수천 명의 과학자들이 남극에 방문하기 시작했는데, 이 가운데 여성 과학자는 구소련의 해양 지질학자인 마리아 클레노바(Maria Klenova)교수 한 명뿐이었다. 그녀는 1956년에 남극 땅을 밟았다.

1969년에는 지질화학자 루이스 존스 등 미국 여성과학자 4명과 뉴질랜드 생물학자 1명, 미국 여기자 1명으로 구성된 여성 그룹이 남극에 도착했다. 이듬해엔 미국의 여성 전기공학자 아이린 페덴 (Irene Peden)이 주변의 우려 속에서 남극을 방문했다. 그녀는 1979년에 남극점에서 겨울을 보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남극에 간 여성은 과학자로 극지연구소의 안인영 책임연구원이다. 안 연구원은 1996년부터 2011년까지 세종과학기지에서 해양환경을 감시하고, 연안 해양 생태계를 연구했다. 2014년 11월 24일부터 2015년 12월 31일까진 28차 세종기지 월동대장으로 활약했다. 이는 여성월동대장으로는 아시아 최초의 기록이다.

안인영 박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극 연구에 뜻이 있고, 기여할 과학자라면누구에게나 기회를 줘야한다”고 말했다. 현재는 연구원 이외에 다른 분야에서도 여성들이 남극에 파견되고 있다.

세종기지 월동연구대 의료대원의 경우 최근 4번 중 3번이 여성대원이었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남극에 오기까지 여성들에겐 극한의 날씨보다 차별적인 인식이 더 힘들었을 것”이라며 “한 명의 과학자이자 남극 대원으로서 위험한 환경과 맞서 싸우며 인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이들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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