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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 괴롭히던 해병, 법정서 ‘메뚜기 자세’ 취하게 된 사연
동아닷컴
업데이트
2021-02-04 16:54
2021년 2월 4일 16시 54분
입력
2021-02-04 16:38
2021년 2월 4일 16시 38분
박태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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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병을 강제추행하고 가혹행위를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이 법정에서 자신이 후임에게 시켰던 자세를 취하는 웃지 못할 풍경이 펼쳐졌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4일 열린 해병대 예비역 A 씨(21)의 첫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메뚜기 자세’가 어떤 자세인지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
A 씨는 지난해 2월 병장 시절 후임병에게 메뚜기 자세를 시키고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7차례에 걸쳐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았다. A 씨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후임병은 1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검찰이 공소사실을 읽고 나자 재판장은 “메뚜기 자세가 뭐죠? 한 번 보여줄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
재판장의 요청에 A 씨는 법정 한가운데서 메뚜기 자세를 취했다. 일명 ‘원산폭격’보다 강도 높은 자세로, 다리를 들어올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불구속 재판이라 양복 차림이었던 A 씨는 피고인석에 두 다리를 올려 몸을 버텼다.
이 광경을 지켜본 재판장은 A 씨에게 “기분이 어떻냐. 피고인도 상급 병사에게 메뚜기 자세를 받아봤을 텐데, 선임이 그랬을 때 기분이 좋았느냐.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남을 괴롭히는 것은 비겁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A 씨는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재판의 다음 공판기일은 3월 11일이다.
A 씨는 해병대 병장으로 있던 지난해 2월부터 7월까지 생활관 등지에서 부하 병사들에게 가혹행위를 하고, 성추행하는가 하면, 둔기로 위협하며 이빨을 부수겠다고 협박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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