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1년 2월 1일 13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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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편지 공모전 대상작 |
| 사랑하는 아버지께. 필승! 현재 공군 군악대의 대원이자, 집에서는 사랑하는 우리 가족의 막내아들 상병 남의관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나가서 찾아뵙지 못하는 요즘, 매일같이 안부 전화를 드리고 있지만 이렇게 편지로 찾아뵙자니 기분이 새롭습니다. 낯 뜨겁고 쑥스럽다는 핑계로 전화로 드리지 못한 진심을 편지로 몇 자 적어보려 합니다. 아버지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저는 20년이 넘는 시간을 ‘아빠’, ‘아버지’ 없이 살아왔습니다. 그 시간 동안 ‘아버지’라는 존재가 있었다면 있었지만, 그 시간들은 제겐 아름다웠던 추억이 아닌, 더 외롭고 쓸쓸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고등학생 때 아버지를 처음 만나고, 대학 진학을 하고, 저의 새로운 아버지가 되어주시고, 그리고 입대를 한 지금까지 아버지께서는 저의 모든 과정에 이유 없는 무한한 응원과 격려, 그리고 더 큰 사랑을 주셨습니다. 가족의 소중함을 설명하는 말로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흔한 말이 있는데, 그 말은 가볍게 무시하고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저를 이유 없이 무한히 응원해주시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평생 채워지지 않을 줄 알았던 아버지의 빈자리가 채워지는 느낌이었기에, 그리고 채워졌기에 복잡하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냥 마냥 좋았던 기분인 것 같습니다. 아버지, ‘아버지’라는 단어와 존재의 의미를 제게 깨우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를 비롯한 우리 가족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엇보다도 저희 어머니를 행복하고 외롭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휴가를 나갈 수 있을 때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 이 한 마디를 하기 위해서 지난 20년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공군 상병 남의관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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