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200명’ 계속되면…‘서울 병상’ 언제까지 버틸 수 있나?

  • 뉴스1
  • 입력 2020년 12월 12일 0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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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서울 중구 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접수 및 역학조사에 앞서 발열체크를 받고 있다. 2020.12.10/뉴스1 © News1
10일 오전 서울 중구 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접수 및 역학조사에 앞서 발열체크를 받고 있다. 2020.12.10/뉴스1 © News1
“열심히 늘리고 있기도 하고 지금 당장은 모자라지 않죠. 하지만 확진자 증가세가 지금보다 조금만 더 커져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12일 서울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업무를 담당하는 한 직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와 서울시의 자체 방역대책 시행에도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나오고 있어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 병상 문제는 최근 확진자가 9일 연속 200명을 기록하는 등 3차 대유행 양상이 나오며 더욱 부각됐다. 병상수보다 확진자가 많아지는 시점이 오면 확진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은 물론 추가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우려가 있다.

가장 시급한 곳은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이다. 10일 기준 서울시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은 총 62개이며 59개가 사용 중이다. 입원가능한 병상은 3개밖에 남지 않았다. 산술적으로는 11일 0시 기준 서울에서 격리치료 중인 3889명 중 0.1%만 중증환자가 돼도 병상이 부족하다.

다행히 서울시는 11일 고대안암병원에서 4개를, 15일에는 이대서울병원에서 2개의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을 확보할 예정이다. 다른 민간병원과도 병상을 순차적으로 확보하는 노력을 진행 중이며 지역 내 국가지정 격리병상 20개를 중증 병상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중대본과 협의하고 있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11일 브리핑에서 “서울에서 하루 1.6개의 중증 병상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확보가 확정됐거나 추진 중인 병상을 20개로 가정할 경우 최소 보름가량은 여유가 있는 셈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중간에 상태가 좋아져서 일반병상으로 이동하시는 분도 있기 때문에 현 추세가 유지된다면 당분간은 급박하게 중증 병상이 부족한 일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물론 추가 확보 노력은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사실 지금의 확산세도 불과 2주 전 예상과 많이 다르기에 앞으로 병상이 모자랄 일이 없다는 말은 절대 할 수 없다”며 “가장 좋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 수준으로 병상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중증환자를 위한 병상이 충분하더라도 이를 담당할 의료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증환자가 입원하는 병실 1곳에는 의료진 15명 정도가 필요한데 이는 일반 병실 40개를 운영할 수 있는 규모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10일 브리핑에서 “중환자실은 고도로 훈련된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무한대로 계속 확대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무엇보다 환자 증가 추세가 꺾이는 부분이 함께 동반돼야 중환자실 의료체계 여력이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 상급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의사도 “대학병원에서 중환자실이 여유가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코로나19 환자가 많아지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코로나19 전담 병상을 늘리면 다른 환자의 병상이 그 이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고 우려했다.

생활치료센터의 경우 중증 병상보다 비교적 여유 있다. 10일 기준 서울시 생활치료센터는 9개소 총 1937병상으로 사용 중인 병상은 1107개이며 즉시 가용가능한 병상은 423개다. 추가 병상 확보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25개 자치구별 생활치료센터도 순차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11일까지 4곳, 주말 1곳 등 총 700여개의 병상이 준비됐다. 현재 시설을 확보한 자치구도 10곳을 넘는다. 대부분 주택가에서 떨어진 호텔이나 모텔 등 숙박시설에 있으며 49세 이하 무증상 확진자 위주로 입소한다.

서울시의 또 다른 관계자는 “자치구 별로 할당된 병상 숫자는 없지만 25개 자치구를 합치면 최소한 2000병상 이상은 확보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총 4000병상은 되기 때문에 현재의 확산세는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코로나19 상황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절대로 방심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모두가 갖고 있을 것”이라며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나오면 역학조사보다 병상 문제가 중요할 수 있기에 가능한 모든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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