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공무원 페북엔 딸·아들 자랑…친형 “월북 근거는 어디서?”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0-09-24 19:31수정 2020-09-2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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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군 당국의 발표가 나와 그의 실종 전 행적에 관심이 모였다.

실종 공무원의 친형은 “월북이라는 단어와 근거가 어디서 나왔는지, 왜 콕 찝어 (월북을) 특정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페북엔 “딸래미 애교” “아들 올 A, 잘했어” 가족 자랑
24일 실종 공무원 A 씨의 페이스북을 보면 ‘대한민국 해양수산부에서 근무’,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에서 근무’ 등의 소개 글이 적혀있다. ‘전라남도 출신’, ‘2002년 9월부터 기혼’ 등의 정보도 있다.

A 씨는 12일 가족과 관련한 영상을 친구들에게 공유했다. 그가 공유한 게시물에는 ‘사랑한다는 말도 못하고 아빠를 떠나보낸 아들’, ‘이거 보니까 할머니, 할아버지 많이 보고 싶다. 지금이라도 잘하자. 이거 보고 당장 전화’ 등의 영상 소개 글이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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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가족사진을 여러 차례 올리기도 했다. 사진에는 딸이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활짝 웃고 있는 모습 등이 담겼다.

A 씨는 “생애 두번째 스케이트 타는 딸”, “꽁주(공주)”, “딸래미 애교” 등의 글을 적으며 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A 씨는 아들의 성적표를 올리며 “아들 올 A, 잘했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A 씨는 친형의 회사 서비스를 소개하는 글도 다수 공유했다.

올 6월에는 봉사활동 사진을 게시했다. A 씨는 칸막이를 옮기는 사진 등을 올리며 “봉사활동 차 값진 땀 흘림”이라는 문장을 적었다.

이 외에 A 씨는 배 위에서 찍은 사진 등을 올렸다. A 씨는 사진과 함께 “안개가 자욱하네요. 운전들 조심하세요” 등의 글을 적었다.

친형 “다른 지역보다 조류 상당” 월북 의혹 부인
A 씨의 친형은 동생이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군 당국이 발표하자 참담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정부가 유가족인 자신에게 아무런 통보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A 씨의 친형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현재 언론과 방송에 나오는 서해어업단 피격사망의 보도가 저희 동생”이라며 “유가족인 저에게 아무런 통보도 없었다”고 적었다.

A 씨의 친형은 동생의 월북 시도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기도 했다. 그는 “신분증과 공무원증이 선박에 그대로 있는데도 불구하고, 동생이라고 특정하여 (월북 보도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상의 날씨가 아무리 좋아도 조류가 보통 지역과 달리 상당히 강하고, 하루 4번이 물때가 바뀐다”며 “참담하기 그지없는데 (왜 월북) 보도가 나가는지 미쳐 버리겠다”고 썼다.

아울러 “실종돼 해상 표류시간이 30시간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헤엄쳐서 갔다? 이 해역은 다른 지역보다 조류가 상당하다”며 동생의 월북 시도 의혹을 부인했다.



군 당국 “월북 가능성 높아”…해경 “관계자 상대로 조사”
군 당국은 ▲A 씨가 구명조끼를 착용한 점 ▲지도선이 이탈할 때 신발을 유기한 점 ▲소형 부유물을 유기한 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점 등을 근거로 A 씨가 월북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해양경찰청은 “실종 당시 실종자 신발이 선상에 남겨진 점, 당시 조류상황 잘 알고 있는 점,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던 점, 평소 채무 등으로 고통을 호소했던 점, 국방부 관련 첩보 등을 종합해 볼 때, 자진 월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관계자 등을 상대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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