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인데”…요양병원 면회금지에 속타는 자식들

  • 뉴스1
  • 입력 2020년 9월 24일 15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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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삼남면에 위치한 이손요양병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비접촉식 안심면회실이 설치돼 있다. (이손요양병원 제공) 2020.5.8/뉴스1 © News1
울산 울주군 삼남면에 위치한 이손요양병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비접촉식 안심면회실이 설치돼 있다. (이손요양병원 제공) 2020.5.8/뉴스1 © News1
“언택트 추석이라고 하던데 참 씁쓸한 말이네요…”

사상 초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추석을 앞둔 가운데 요양병원에 부모님을 모신 자녀들의 마음은 요즘 더 편치 않다.

정부가 면역력이 약한 고령의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요양시설과 요양병원의 대면 면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하기 때문이다.

24일 부산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60대 A씨는 80대 어머니가 입원해 계신 요양병원 면회가 금지되면서 산소에만 들르기로 했다.

특히나 직장생활 등의 이유로 타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그는 1년에 두번인 명절연휴에도 부모님을 만날 수 없어 그리움이 더욱 크다.

A씨는 “평소 이런저런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 못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명절에도 어머님을 못 만나게 돼 죄송스럽다”며 “간호사 분에게 부탁해 잠깐이라도 영상통화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해 5월8일 어버이날에는 일부 요양병원에서 ‘언택트 면회’를 실시해 가족들이 애틋하나마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당시 부산의 한 요양병원은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환자와 가족들을 분리해 인터폰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조치했고, 또다른 요양병원에서는 옥상에 유리 칸막이를 설치해 환자와 가족들의 면회를 허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추석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이마저도 불가능해진 것이다.

30대 직장인 B씨는 울산 요양병원에 8년째 입원해 계신 할머니를 만나지 못 해 편지와 사진으로 마음을 대신할 생각이다.

B씨는 “코로나19 이후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문안을 안 가고 있는데 이런 시간이 계속 길어질 까봐 불안하다”며 “할머니가 편찮으시기 때문에 편지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실 순 없겠지만 마음은 전달될 거라는 생각에 편지를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일부 요양병원은 ‘영상통화’ 면회 서비스 제공을 위해 준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정부 권고에 따라 환자들과 가족들이 골고루 영상통화를 하실 수 있게 미리 통화시간을 정하고 운영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해외에 장기체류하거나 임종 등의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경우 투명차단막을 설치한 별도 공간이나 야외에서 실시되는 ‘비접촉 면회’를 허용한다.

다만 비닐 등을 이용한 간접 접촉 이외에 직접적인 신체 접촉과 음식물 섭취는 제한된다.

(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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