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옹진-경남 하동-전남 구례 등 인구밀도 낮은 17곳만 ‘청정지역’
최근 열흘새 감염 市道 2배로… 변이 바이러스-깜깜이 감염 여파
남은 청정지역도 안심할 수 없어
수도권 유치원-초중고교 원격수업 26일
서울 노원구 화랑초등학교 2학년 교실에서 교사가 화면 속 학생들을 보며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고3을 제외한 수도권 유치원 및 초중고교는 이날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원격수업만
진행한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광복절 연휴(15∼17일) 전 신규 환자 발생 지역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절반이 안 됐지만 열흘 만에 모든 지역으로 확대됐다.
이달 13일 확진자가 나온 지역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포함한 7개 시도였다. 그러던 것이 연휴 마지막 날인 17일에 12개, 19일에는 13개로 늘었다. 23일에는 17개 시도에서 모두 확진자가 나왔다. 25일과 26일에도 세종 등 3곳을 뺀 14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확진자 발생 범위가 넓어지면서 전국 226개 시군구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이른바 ‘코로나19 청정지역’은 26일(0시 기준) 17곳만 남았다. 코로나19가 시군구의 92.5%로 번진 것이다. 인천 옹진군, 경남 하동군, 전북 진안군, 전남 구례군 해남군 등 모두 인구밀도가 낮아 감염병의 전파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곳들이다. 사실상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국내 전역에 코로나19가 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나마 청정지역도 안심할 수 없다. 청정지역이던 충남 청양군에서도 25일 첫 확진자가 나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6일 933명의 누적 확진자가 나온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를 비롯해 최근 집단감염의 바이러스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주로 ‘GH그룹’에 속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GH그룹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유행했던 S·V형과 비교해 전파력이 6∼9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이 최근의 빠른 확산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23일 브리핑에서 “GH그룹이 전파 속도나 감염력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파주시 스타벅스 파주야당역점 집단감염은 GH그룹의 높은 전파력을 볼 수 있는 예다. 첫 확진자가 스타벅스 2층에 2시간가량 머무는 동안 같은 층에 있었던 26명이 감염됐다. 방역당국은 이날 중간조사 발표를 통해 다수의 환자가 확진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았지만 천장형 에어컨이 가동되는 밀집·밀폐 매장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아 감염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상황이 위중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동량이 많은 것도 확산 속도를 부채질하는 원인으로 보인다. 26일 SK텔레콤이 가입자들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이동량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19일 이후에도 수도권 주민의 주말(22∼23일) 이동량은 전주 대비 20% 줄어드는 데 그쳤다. 대구경북 지역 유행 당시에는 전국 이동량이 40%까지 급감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유행을 촉발한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젊은 인구가 많아 무증상·경증 환자 비율이 높고 이동량도 많다”며 “이들이 ‘조용한 전파’를 일으켰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지역감염의 다수가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감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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