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 쓰러질것 같아요” 선별진료소 간호사들 업무과중 호소

  • 뉴스1
  • 입력 2020년 8월 26일 15시 47분


대구 달서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더위와 격무에 지친 의료진이 위생장갑 상자를 부채 삼아 바람을 부치고 있다. 2020.6.11 © News1
대구 달서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더위와 격무에 지친 의료진이 위생장갑 상자를 부채 삼아 바람을 부치고 있다. 2020.6.11 © News1
코로나19 사태 이후 쉼없이 비상방역근무를 해온 최일선 보건소 간호인력들이 일상생활의 마비와 우울감, 쌓인 피로로 고생하고 있지만 내색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

경기도는 26일부터 도내 46개 보건소와 경기도의료원 소속 6개 병원 선별진료소 등 총 52개 진단검사 기관을 대상으로 야간과 휴일에도 연장 진단검사한다고 밝혔다.

종전까지 평일은 오후 6시까지 검사였지만 이날부터 오후 9시까지로, 진단검사를 실시하지 않거나 오후 1시까지만 진행했던 주말 진단검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한다.

연장 검사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진입 시까지 계속되며 당일 접수자의 당일 진단검사를 원칙으로 신속한 대응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검사시간 연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지시에 따른 것으로 도민 의견을 수렴했다.

이 같은 방침에 일선 현장의 방역근무요원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검체채취는 간호사가 해야만 하기 때문에 간호인력들마다 과중한 업무에 몸살을 앓고 있다.

보건소마다 간호인력들은 ‘두통약’을 소지하고 다닌다. 검사대상자는 매일 늘어나는 상황에서 경기도 등 상급기관은 평가하고 있고, 귀가하면 가족들에게 혹여나 감염이라도 될까봐 조마조마하다. 매일매일이 전시상황이다.

이들에게는 별다른 보상조차 없이 국가적 비상상황 대처에 힘써달라는 지시만 있다고 한다.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쉼없이 진행해온 비상근무에 녹초가 된 상황에서 연가나 휴가 보상, 수당도 없는데 업무 강도는 갈수록 더해진다. 각 시군보건소 방역근무자들은 위험수당도 받지 못하고 있다.

어떤 민원인들은 방역근무자들에게 ‘우주복’, ‘텔레토비옷’을 입었다고 실없는 농을 던져 상처를 주기도 한다.

폭염 속에 그 답답한 방역복을 입으려면 실무자들은 근무 전날 밤부터 금식을 한다. 화장실에 다녀오면 방역복을 새로 갈아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방역복을 아끼려고 화장실을 꾹 참는다. 이를 위해 식사는 물론이고 물조차 안 마시는 근무자들도 있다.

도내 한 보건소의 간호사 A씨는 “간호인력들이 선별진료소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과중한 업무로 실무자들이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 어디 하소연하기도 두렵다. 자녀를 키우는 실무자들은 온라인수업 등을 챙기느라 더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간호사 B씨는 “두통약을 달고 비몽사몽간에 땀범벅 일하고 있는데 경기도의 이번 연장 진단검사 방침에 힘이 빠졌다”면서 “최일선 방역근무자들이 쓰러지는 상황이 오면 사태는 더 심각해진다. 처우개선이 시급하다”고 요청했다.

(경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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