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원순 죽이기’ 책 나오는 날이었다…“띄워주려 쓴 책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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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10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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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된 10일, 공교롭게도 ‘박원순 죽이기’(중원문화)라는 제목의 책이 발간될 예정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책은 제목과는 다르게 박 시장이 차기 대통령으로 적합하다는 이유를 설명하는 책이다.

현재 초판 2000부가 인쇄돼 있지만 박 시장이 숨지면서 서점에 깔지 않았다고 한다.

책을 쓴 황세연 중원문화 대표는 이날 언론에 “박 시장을 띄워주려고 책을 냈는데 상황이 이렇게 돼 황망하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책에서 “박원순만이 가장 투명하고, 가장 헌신적이며, 가장 진보적 사고로 위기의 대한민국을 부동산투기 세상이라는 수렁에서 구해낼 구원투수라고 생각한다”며 “물론 친문 세력이 차기 대통령 후보로 구상하는 후보가 있다면 박원순 죽이기를 먼저 해야 할 것이다”고 했다.

황 대표는 뉴스1과 통화에서 “반사효과를 노리고 책의 제목을 ‘박원순 죽이기’로 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됐다”며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박원순 시장이 너무 찬밥신세에 놓이는 게 보기 좋지 않았고, 민주당에서 ‘안티’를 거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도 박 시장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는 그는 “박원순 시장과 최근 개인적인 문제로 만난 적이 있는데, 친문들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하더라”라며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 부시장조차도 마음대로 임명할 수가 없으니까”라고 말했다.

이 책의 주된 논지인 ‘박원순 대통령 만들기’는 실현 불가능해졌지만 황 대표는 늦게라도 발간할 예정이다.

그는 장례가 끝난 뒤인 다음주쯤 서점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했다. 대신 ‘근조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띠지를 새롭게 인쇄해 책에 끼워 내놓을 계획이다.

황 대표는 1990년 중반 경제정의실천연합 중앙위원과 한독 레포트 한국지사장을 역임하고 도서출판 중원문화 대표로 40여년간 일하고 있는 출판인이자 평론가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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