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지지부진… 국방부는 적법하게 추진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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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만 군위군수 인터뷰

김영만 경북 군위군수는 1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구경북의 하늘길(통합신공항)을 여는 것은 백년지대계라고 할
 수 있다”며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곳을 선정하는 일은 지역민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마땅한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군위군 제공
김영만 경북 군위군수는 1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구경북의 하늘길(통합신공항)을 여는 것은 백년지대계라고 할 수 있다”며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곳을 선정하는 일은 지역민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마땅한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군위군 제공
“법과 절차에 따라 선정위원회를 열고 최종 이전지를 결정해야 한다.”

김영만 경북 군위군수는 1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방부 등이 선정 과정의 하나일 뿐인 주민투표를 놓고 이미 결론이 난 것처럼 끌고 가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군수는 “대구경북 최대 숙원인 통합 신공항은 후세대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진실과 마주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 군 공항(K-2)과 대구국제공항을 경북 군위군 우보면 단독 후보지 또는 군위군 소보면 및 의성군 비안면 공동 후보지로 이전하는 것을 묻는 주민 찬반투표 이후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간 사업 자체가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군위군은 그 중심에 섰다. 공동 후보지보다 찬성률이 낮은 단독 후보지만 고집해 몽니를 부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받았다. 실제 군위군은 단독 후보지에 대한 유치 신청서만 제출하고 공동 후보지 불가 입장을 내세웠다. 다음은 김 군수와의 일문일답.

―1월 21일 주민투표 이후 국방부가 공동 후보지를 이전지로 확정해 발표했는데….

“군 공항 이전 특별법에 따라 진행할 선정위원회의 심의와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은 국방부의 단독 입장이다. 애초 주민투표는 이전지를 선정하는 투표가 아니라 공항 수용 의사를 묻는 찬반투표였다. 국방부는 찬성률과 투표율을 합해 공동 후보지 점수가 더 높다며 선정 근거를 들었지만 이것은 선정위원회가 해야 할 평가 절차다. 군위군이 신청서도 내지 않은 공동 후보지의 점수를 산정하는 것은 법적 절차를 무시한 행위다. 시험 자격도 되지 않는데 합격을 발표한 셈이다.”

―이는 많이 알려진 내용이 아닌 것 같다. 근거 자료가 있는가.

“선정 기준 수립을 위한 공론화 과정에서 나왔다. 국방부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숙의형 시민의견 조사 자료집’ 27쪽에 담겨 있는 내용이다. 게다가 국방부는 당시 주민투표 후에 찬성률이 낮은 지역은 유치 신청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찬성률이 높은 공동 후보지도 유치 신청을 해야 하지 않나.

“군위 주민 25.79%가 공동 후보지를 찬성한다(의성 주민은 90.36%)고 했다. 즉 단체장이 절반이 훨씬 넘는 주민(74.21%)이 반대하는 공동 후보지에 유치 신청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결과를 놓고 공동 후보지 유치를 신청하는 것은 군 공항 이전 특별법 제8조 2항에 위배되는 행위다. 외부에 법률 자문을 한 결과 위법이라는 의견도 받았다. 그리고 단독 후보지는 주민 76.27%가 찬성해 유치 신청을 한 것이다.”

―국방부와 경북도 대구시 등이 공동 후보지 개발 계획을 내세웠는데….


“공동 후보지는 또 다른 경쟁을 낳는다. 군위군과 의성군은 민간 항공기 경로와 물류센터, 산업단지, 군인아파트를 서로 유치하려 들 것이다. 전투기 비행경로는 기피하면서 지자체 간 갈등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단독 후보지는 지역 이기주의가 절대 아니다. 대구경북 100년 미래를 위해 4년간 고난을 겪으며 준비한 성과다. 단독 후보지는 반경 50km 내 인구가 353만여 명으로 공동 후보지 169만여 명보다 2배 이상으로 많다. 대구시청에서 30분대에 도착할 정도로 접근성도 좋다. 항공기 운항과 밀접한 연평균 안개가 끼는 날은 단독 후보지는 5일이지만 공동 후보지는 58.8일이다.”

―어쩌면 결과가 예상됐던 주민투표를 왜 실시한 것인가.

“주민투표는 군 공항 이전 특별법에 따른 선정 절차 가운데 하나다. 숙의형 시민의견 조사를 통해 만든 선정 기준은 사실 군위에 매우 불리했다. 군위 주민의 공동 후보지 찬성률이 절반이 넘으면 단독 후보지 찬성률에 관계없이 공동 후보지에 대해 유치 신청을 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위군은 선정 기준을 만들기로 사전에 관계기관과 합의를 했기 때문에 주민투표를 했다. 군 안팎에서 우려가 컸지만 주민들의 판단이 이렇게 현명할 줄 몰랐다.”

―국방부가 다음 달 3일 선정위원회를 열 계획인데….

“현재 소통 창구가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일 국방부 차관이 지역을 방문했을 때 군위를 오지 않는다고 해 대구로 찾아가 직접 만났다. 한데 국방부는 군위군의 입장을 경청하지 않았다. 예전 합의 절차도 무시하려는 듯 현 상황 설명을 막았다. 결국 소득 없이 ‘단독 후보지는 부적격하고 공동 후보지는 부적합하다’는 원론적인 답만 듣고 대화는 30분 만에 끝났다. 이대로라면 군위 주민들의 의사를 거스르는 쪽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더 나아가 전체 사업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크다.”

―국방부 등이 공동 후보지에 대한 선정위원회 개최를 강행한다면….


“2017년 국방부가 법제처를 통해 진행한 군 공항 이전 특별법에 관한 유권 해석에 따르면 후보지가 2개 이상 지자체에 걸쳐 있을 경우 어느 한 곳의 단체장이 단독으로 그 지역의 유치 신청을 할 수 없다고 돼 있다. 현재 의성군이 공동 후보지의 유치 신청을 했지만 군위군이 공동 후보지의 유치 신청을 하지 않으면 선정위원회를 열 수 없다는 뜻이다. 법적 절차를 따르지 않고 공동 후보지만을 위한 선정위원회를 연다면 법적 대응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군위=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경북#통합신공항#김영만 군위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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