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바뀐 공무원 시험 풍경…긴장 감돈 고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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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13일 1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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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경기도 지방공무원 8·9급 공개경쟁임용 필기시험이 치러진 양주시 옥정고등학교 시험장에 발열체크를 받고 입실하는 수험생 © 뉴스1
13일 오전 경기도 지방공무원 8·9급 공개경쟁임용 필기시험이 치러진 양주시 옥정고등학교 시험장에 발열체크를 받고 입실하는 수험생 ©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뤄졌던 지방공무원 8·9급 공개경쟁임용시험이 13일 치러진 가운데 시험장 분위기는 예년과 다른 분위기였다. 강화된 방역절차가 실시되는가 하면 다소 한산한 시험장 모습도 포착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시험은 이날 전국 17개 시·도 593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모집인원은 2만2311명에 24만531명이 응시해 평균경쟁률 10.4대1을 기록했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윤중중학교 교문에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 차단을 위해 외부인의 시험장 출입을 전면 통제합니다‘라는 내용을 적은 안내문이 붙었다. 이 학교는 오전 9시50분이 되자 개방했던 교문을 닫았다.

시험 진행 요원들은 이날 긴장감 속에서 수험생들을 맞았다. 마스크는 물론 고무장갑과 안면보호구를 착용한 요원들은 고사장 건물 밖에서 수험생의 체온을 체크했다. 마스크 착용과 코로나19 유증상 여부도 같이 확인했다.·

유증상자의 방문 같은 위급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고사장 입구 한 편에는 의료반도 대기했다. 의심증상뿐 아니라 코로나19 확진자가 머문 장소에 방문했거나, 2주 이내 해외에 다녀온 수험생들도 의료반에게 안내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각종 예방수칙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여기엔 ’신분 확인 시간을 제외하고 퇴실 전까지 마스크를 착용할 것‘ ’복도 등에 비치된 손소독제를 주기적으로 사용할 것‘ ’시험 중 증상 발현시 시험감독관에게 즉시 알릴 것‘ 등이 적혔다.

수험생 아닌 외부인의 시험장 출입은 금지됐다. 수험생과 함께 고사장을 찾은 가족·지인은 교문 밖에서 응원해야 했다. 시험 시작 10분 전이 되자 진행 요원들이 교문을 걸어잠궜다. 대부분의 수험생은 입실 시간 전에 고사장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고사장 밖에서 수험생 남자친구를 기다리던 김예진씨(19)는 ”일 년에 두 번씩 있던 시험이 한 번밖에 열리지 않아 아쉽다“면서도 ”그간 시험 일정이 미뤄지며 남자친구가 많이 힘들어했는데 시험을 보게 돼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전북 지역 시험장 풍경도 코로나19 여파로 예년과 달랐다. 이날 시험장은 다소 삼엄한 분위기를 띄었다. 전북은 1119명 선발에 1만2237명이 응시해 경쟁률은 10.9대 1을 기록했다.

전주 한일고등학교 앞에는 시험장 입실까지 20분을 남겨두고 마스크를 쓴 수험생 발길이 이어졌다. 학교 건물 앞에서는 하얀 방호복을 입은 관계자들이 수험생의 발열체크에 분주했다. ”1m 간격 유지해 주세요“라는 외침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이들은 기침 발열, 인후통 등의 증세 여부를 수험생에게 꼼꼼히 따져 물은 뒤 수험장 안으로 안내했다. 1차 발열체크 관문을 통과한 수험생들은 손소독제와 덧신을 신고 지정된 교실로 들어갔다.

양지호 전북도 공무원채용팀 관리관은 ”코로나19 여파 속에 방역을 강화하고 시험 환경 영향에 미치지 않도록 많은 준비를 했다“며 ”수험생들이 시험을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주 한일고는 ’장애인 수험생 편의지원 시험장‘으로 지정돼 장애인 수험생도 종종 눈에 띄었다. 이 학교에서 시험을 보는 수험생 397명 중 47명이 장애인 응시생으로 집계됐다.

한 시각장애 수험생은 어머니 부축을 받으며 수험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모녀와 동행한 지인은 “파이팅. 시험 잘 보고 와”라고 외치며 기운을 북돋아줬다.

경기도의 한 시험장은 다소 한산했다. 양주시 옥정고등학교 정문 앞은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우려해서인지 시험장소 인근에는 주차된 차량들만 가득했고 인적은 없었다.

수험생의 가족들은 자가용으로 수험생을 내려주자마자 시험장을 떠났다. 필기구나 음료수 등을 판매하려는 노점상인도 눈에 띄지 않았다.

문 앞에서 수험생들을 안내하던 양주시 소속 안전요원은 “육안으로 대충 셈을 해도 예년에 비해 응시생 수가 현저히 줄었다”고 말했다. 응시자 수가 줄어든 것이 저마다 개인적 사정인지, 코로나19 여파인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시험장 출입구 앞에는 방역복을 갖춘 시 소속 요원들이 수험생을 상대로 발열체크와 손소독을 실시했다. 촉박한 시간 때문에 택시를 타고 와서 뛰어들어가던 수험생도 방역요원들 앞에서는 뜀걸음을 멈춰야 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손에 든 채 입장하려던 수험생에게는 어김없이 ’마스크 착용하라‘는 주의를 줬다.

경기도가 실시한 올해 제1회 지방공무원 공개경쟁임용 필기시험에는 총 4만2261명이 원서를 냈다. 다행히 이날 고온으로 입장불가한 수험생은 없었다.

(서울·전주·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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