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X’ 시대… 방역의 기본 지켜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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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일상을 바꾸자]
2년전 WHO ‘미지의 감염병’ 경고, 코로나로 현실화… 주기 짧아져
“바이러스로 인한 변화에 적응해야”

‘바이러스 X(Virus X)’의 시대.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바이러스와의 공존이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증명했다. 문제는 정체불명의 뜻이 담긴 바이러스 X가 앞으로 계속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바이러스 X는 주로 동물을 숙주로 하는 미지의 바이러스가 갑자기 인체에 들어오는 형태로 전파됐다. 보통 동물 식용 과정에서 인수 공통 감염병으로 바뀌는 것이다. 코로나19도 박쥐 같은 야생동물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는 ‘질병 X(Disease X)’를 언급하며 신종 바이러스 등으로 인한 감염병 유행을 경고했다. 질병 X는 바이러스성 질환과 세균성 질환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WHO는 에볼라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지카 바이러스 등 8가지 전염병과 더불어 질병 X에 대한 연구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때가 2018년이다.

바이러스 X의 유행 주기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까지는 대략 6년 안팎의 간격이 있었다. 그런데 메르스가 발생한 지 5년도 안 돼 중국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가 등장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X의 발생 주기가 갈수록 짧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바이러스 특성상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코로나19도 길게는 2년 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올가을에 2차 유행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존의 문화나 관행, 습관을 그대로 둔다면 코로나19뿐 아니라 다른 바이러스 X가 닥쳤을 때 또 당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한국은 6일부터 세계적으로 선례가 없는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를 시작한다. 일상생활에서 더욱 민감한 위생문화를 지속해야 하는 이유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인류가 바이러스를 인식한 건 100년이 채 되지 않는다”며 “미세하고 변화무쌍한 바이러스 앞에서 인간은 아직 무력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맞춰 변화된 일상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박성민 기자


#코로나19#생활방역#위생문화#포스트 코로나#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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