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신청 어려워 일찍 나왔어요” 5부제 접수… 복지센터마다 장사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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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경제위기]
경기도 재난소득 현장신청 첫날, 어르신들 몰려

20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재난기본소득을 신청하려고 줄을 선 주민들이 센터 직원에게 대기표를 보여주고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경기도는 이날부터 주민 모두에게 1인당 10만 원을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의 방문 신청을 받았으나 신청 
인원이 갑작스럽게 몰리면서 대부분 접수처에서 길게 줄을 서야 했다. 수원=뉴시스
20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재난기본소득을 신청하려고 줄을 선 주민들이 센터 직원에게 대기표를 보여주고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경기도는 이날부터 주민 모두에게 1인당 10만 원을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의 방문 신청을 받았으나 신청 인원이 갑작스럽게 몰리면서 대부분 접수처에서 길게 줄을 서야 했다. 수원=뉴시스
“온라인 신청을 할 줄 몰라 일찌감치 나왔는데 줄이 너무 기네요. 쉽게 신청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경기 수원시 권선1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한 60대 여성)

경기도는 20일부터 31개 시군, 545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와 216개 농협 지점, 725개 지역 농축협 지점 등에서 재난기본소득 방문 신청을 받는다. 신청하면 3∼4일가량 뒤 1인당 10만 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체크카드 형태로 받는다.

앞서 9∼15일 경기도는 온라인으로 접수했고 전체 주민등록 인구 1327만3002명 중 35.7%에 해당되는 473만6748명이 신청했다. 온라인으로 신청하려면 신용카드나 지역화폐카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당시 이런 카드가 없거나 개인적인 사정 등으로 미처 신청하지 못한 이들은 20일부터 접수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온라인 신청이 쉽지 않은 고령층이나 대부분 신용카드가 없는 미성년자, 지역화폐카드나 신용카드로 재난기본소득을 받아 사용하기 어려운 이들이 대상”이라며 “가족에게 위임하면 대리 수령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온라인 신청을 하지 않은 853만6254명이 4주에 걸쳐 방문 신청을 하기 때문에 접수처에는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가구원의 수와 출생연도에 따라 신청일을 배분했다. 먼저 4인 이상 가족은 이달 20일부터 26일까지, 3인 가구는 27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2인 가구는 다음 달 4일부터 10일까지, 1인가구와 그동안 신청하지 못한 나머지 가구는 다음 달 11일부터 17일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여기에다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방문 요일을 달리하는 ‘5부제’도 적용했다. 월요일은 출생연도 끝자리 숫자가 1이나 6, 화요일은 2 또는 7이면 신청할 수 있다. 2인 가구로 신청인의 출생연도 끝자리 숫자가 1 또는 6이면 다음 달 4일에 신청할 수 있다. 이때 신청하지 못하면 다음 달 11일에 해야 한다. 20일 수원시 40여 개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신청한 이들만 1만6778명이다.

하지만 이런 내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지방자치단체와 접수처에는 지원 대상과 신청일을 묻는 전화 문의가 많았다. 수원시 관계자는 “신청 대상은 아닌데, 미리 신청해도 되느냐는 등 아침부터 문의 전화만 수십 통을 받았다”고 말했다. 첫날 방문자의 절반 이상은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20일 수원시 행궁동 행정복지센터에는 접수를 기다리는 이들로 북적댔다. 황모 씨(37)는 “재난기본소득을 준다고 해서 없는 시간을 쪼개 방문했더니 이미 접수가 마감됐다”고 말했다. 안산시 본오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한 안모 씨(85·여)는 “2인 가구인데, ‘2인 가구’는 다음 달 4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고 발걸음을 돌렸다”고 했다.

경기에서 주민들이 가장 많은 재난기본소득을 받는 포천시도 사정은 비슷했다. 포천시 소흘읍 행정복지센터에는 900여 명이 찾았다. 포천시 관계자는 “접수 대상일이 아닌데도 방문하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최대한 신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농협 지점에도 수십 명이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마저 제기됐다.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방문 요일이 다른 ‘5부제’ 방문은 공적 마스크를 판매할 때부터 적용됐다. 이런 내용은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리로 신청할 때는 신청인(대리인)과 위임인 가운데 출생연도 기준이 누구인지 등 담당 공무원들도 모르는 사례도 있었다. 경기도의 재난기본소득은 신청인의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접수한다.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경기도#재난기본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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