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정부, 자연재해라며 사고 은폐”…故이지현씨 가족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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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30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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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앞에서 열린 ‘스페인 유학생 고 이지현 양 희생사건 조속한 문제 해결을 위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면담요청 기자회견’에서 고인의 지인인 최진미 전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가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2019.12.30/뉴스1 © News1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앞에서 열린 ‘스페인 유학생 고 이지현 양 희생사건 조속한 문제 해결을 위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면담요청 기자회견’에서 고인의 지인인 최진미 전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가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2019.12.30/뉴스1 © News1
한국인 유학생이 마드리드 관공서 건물 외벽의 석재 파편에 맞아 숨진 사고에 대해 스페인 정부가 ‘자연재해’였다는 주장을 계속하는 가운데,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가 외교부에 조속한 사건 해결을 촉구했다.

‘스페인 유학생 故 이지현 양 희생사건의 조속한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대책위)는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현이 부모님이 하루 빨리 지현이와 함께 조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외교력을 총 동원해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올해 3월 스페인으로 유학을 떠난 이씨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오후 마드리드 관광청 건물 6층에서 떨어진 15㎝ 크기의 석재 파편에 맞아 숨졌다.

대책위는 “스페인 정부는 건물 관리 부실로 인한 인재였는지 태풍 엘사로 인한 자연재해였는지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았다”라며 “오히려 유족들이 도착하기도 전에 석조물 파편 등 증거물을 치워버리는 등 증거를 인멸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이씨가 사망한 20일(현지시간)은 태풍 엘사가 마드리드를 지나간 다음날이라 바람이 별로 불지 않았기 때문에 이씨 외에도 많은 행인들이 관광청 건물 앞을 지나고 있었다.

비보를 전해 들은 뒤 21일 새벽 스페인으로 출국한 이씨의 부모는 26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주지사 대리 국제국장을 만나 사건 경위 설명, 공식 사과, 장례 지원 등을 요구했지만 모두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부모는 현재 마드리드 관광청 건물 앞에서 스페인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는 1인 시위 중이다.

고인의 부모와 선후배 사이였던 최진미 전 전국여성 상임대표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외국에서 이런 일을 당했을 때 무시당하지 않게 도와주는 게 나라의 국격”이라며 “어떻게 정부는 유족의 부모들이 그 절망스러운 상황에서 1인 시위로 문제를 해결하게 내버려 두는지 모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씨 유족은 이날 외교부 재외동포영사실에 서한을 전달하며 Δ피해자의 명예로운 장례 위한 스페인 정부 협조 요청 Δ마드리드 관관청 건물 부실 관리 책임 규명 Δ스페인 정부가 요청 거절 시 ‘2020년 스페인 피투르 국제관광박람회’ 주빈국 참가 거절 등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주한스페인대사관을 찾아 유족의 항의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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