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천경득, ‘피아 구분’ 발언 인정안해”… 檢 “수사대상자들 일방주장”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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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수 수사 놓고 靑-檢 갈등 증폭
‘감찰때 비리 확인’ 檢발표에 靑반박… “인사논의 대화방 존재하지 않아”
檢 “증거따라 수사… 수긍할 것”, 내부선 “결론 강요 겁박같다” 불만

검찰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수감 중)을 13일 구속 기소하면서 “청와대 감찰 과정에서 이미 확인 가능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청와대가 15일 “검찰의 발표가 최종 수사 결과는 아니다”라며 비판했다. 검찰은 즉각 “청와대가 수사 대상자들의 일방적 주장을 발표했다”고 반박하면서 유 전 부시장의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 수사를 둘러싼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15일 2200여 자 분량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중대 비리 혐의 중 상당 부분은 청와대 감찰 과정에서 확인됐거나 확인이 가능했다’는 검찰 발표는)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문장”이라고 밝혔다. 윤 수석은 “비리 혐의 중 상당 부분이 확인됐다는 뜻인지 비리 혐의 중 일부분이 확인됐고 상당 부분이 확인 가능했다는 뜻인지 알 수 없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윤 수석은 천경득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검찰에서 유 전 부시장 감찰과 관련해 이인걸 전 특별감찰반장에게 “피아(彼我)를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던 사실을 인정했다는 보도에 대해 “천 행정관은 그런 사실을 인정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또 유 전 부시장과 천 선임행정관 등이 단체 대화방에서 금융위원회 고위급 인사를 논의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대화방은 존재하지도 않았고 금융위 고위급 인사를 논의하지도 않았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청와대의 해명이 명백한 허위라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은 증거에 따라 수사한 뒤 처리할 예정이고, 수사 결과를 보면 수긍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노골적으로 검찰 수사의 결론을 정해주는 일종의 겁박 같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유 전 부시장은 검찰 수사 도중 혐의의 상당 부분을 자백해 청와대의 해명에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천 선임행정관이 “피아 구분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 전 반장에게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텔레그램 비밀메시지 내용을 통해 금융위 고위급 인사에 대한 논의 과정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혁 hack@donga.com·이호재·한상준 기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청와대#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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