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성희롱에 휴대폰 던진 서울시의원…도 넘은 갑질에 멍든 교육청

  • 뉴스1
  • 입력 2019년 12월 12일 18시 00분


코멘트
서울시교육청 전경. 2017.12.25/뉴스1 © News1
서울시교육청 전경. 2017.12.25/뉴스1 © News1
서울시의회 소속 일부 의원들이 서울시교육청 직원들에게 막말과 성희롱 발언을 하거나 직원들 앞에서 휴대전화까지 던진 게 뒤늦게 알려지면서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회의 도중 여성 고위간부에게 “미모가 곱다”고 말한 시의원이 있는가 하면 삶은 달걀이나 휴대전화를 집어던지는 등 도를 넘은 행동에 서울시교육청 직원들이 심한 모멸감을 호소하고 있다.

12일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A시의원은 지난 6일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여성인 서울시교육청 고위간부 B씨에게 “바로 앞에 앉아 가지고 미모도 고우시고, 자꾸 B님 하고만 이야기하게 되네”라며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

그러자 당시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던 같은 당 C의원이 ‘오해를 살 만한 발언이 있다’며 속기록에서 A의원의 해당 발언을 삭제해 달라고 속기사에게 요청했다.

앞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예산 심의가 열렸던 지난달 29일에는 교육청과 산하기관 직원들이 보고 있는 공개된 자리에서 D의원이 고위간부에게 반말로 호통을 친 사건도 발생했다.

D의원은 당시 교육청 직원들이 대기하고 있던 복도 문을 열면서 반말로 “OO국장, OO과장 내방으로 들어오라고 해”라며 큰소리를 쳤다. 집무실에 들어온 국·과장 앞에서 D의원은 휴대폰 등 집기를 집어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E의원은 교육위 회의실에서 무릎까지 꿇으며 예산을 살려달라고 호소하는 여성 장학관 앞에서 간식용 삶은 달걀을 바닥에 던지고 소리를 쳤다. 바닥과 옷에 달걀 껍데기가 심하게 튈 정도였다는 게 당시 장면을 목격한 시교육청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런 사건이 잇따르자 시교육청 직원들은 심한 모멸감과 자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의원들이 피감기관 직원들을 파트너가 아닌 ‘하수인’ 정도로 보는 것 같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한 시교육청 직원은 “소식을 듣고 너무나 큰 자괴감이 들었다”며 “공개된 자리에서 고위간부가 당하는 모습을 본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저하된 상태”라고 말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최근 장인홍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에게 일련의 ‘갑질 행위’에 대해 사과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인홍 교육위원장은 뉴스1 통화에서 “조희연 교육감이 사기 저하 등 교육청 직원들의 유감이 크다는 점을 전해왔다”며 “17일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의원들에) 당부의 말을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