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 자택서 신변비관 메모 발견…외신들 “악플로 심한 압박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5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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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걸그룹 ‘카라’ 출신 가수 구하라 씨(28)가 숨지기 전 자신의 신변을 비관하는 메모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구 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25일 “구 씨 자택의 거실 탁자 위에서 손으로 쓴 짧은 메모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견된 메모는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의 짧은 문구들이 줄 그인 메모장의 한쪽 귀퉁이에 적힌 형태로, 구체적인 내용은 적혀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구 씨를 처음 발견한 것은 구 씨와 오랫동안 알고 지내 온 가사도우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가사도우미가 구 씨와 연락이 안 돼 집을 방문해 확인했다가 숨진 구 씨를 발견했다”며 “현장감식 결과와 유족 진술 등을 종합해 볼 때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족, 검찰 관계자 등과 함께 구 씨의 부검 여부를 논의 중이다.

구 씨의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외 연예계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애도 글을 올리거나 행사를 취소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2011년 SBS 드라마 ‘씨티헌터’에 함께 출연한 박민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마지막 길 함께 해주지 못해 미안해. 나에겐 언제나 귀여운 하라로 기억할게. 조심히 가”라는 글과 함께 생전 구하라와 함께했던 사진을 게재했다. 가수 채리나 역시 “정말 너무 슬프다. 진짜 너무 미치도록 슬프다. 너무 어여쁜 후배를 또 떠나보냈다”라는 글을 남기며 안타까워했다.

해외스타들도 애도 행렬에 동참했다. 영국 가수 앤 마리는 “RIP(Rest in peace) Goo Hara”라는 문구를 트위터에 올렸다. 일본 아이돌 그룹 ‘NMB48 팀N’ 멤버인 요시다 아카리도 “처음 봤을 때부터 동경했다”며 “앞으로도 쭉 동경하겠다. 부디 편안히”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김옥빈과 한지혜 한예슬, 정일우 딘딘 김동완 소이 등 많은 이들이 SNS를 통해 고인을 기렸다.

연예계는 행사 일정 등을 취소하며 자중하는 분위기다. KBS2 ‘정해인의 걸어보고서’는 고인에게 애도를 표하며 25일 오전으로 예정됐던 제작발표회를 취소했다. 아이돌 그룹 엑소와 NCT127은 각각 컴백 티저 이미지 및 자체 콘텐츠의 공개 일정을 연기했다. 걸그룹 AOA는 26일 쇼케이스를, 마마무는 25일 트위터 블루룸 라이브 일정을 취소했다.

외신도 고인의 소식을 무겁게 다뤘다. 산케이스포츠 등 일본 언론은 24일부터 지속적으로 관련 소식을 현지에 전했다. 미국 CNN은 24일 “케이팝 스타 구하라가 숨진 사건은 악플로 인한 극심한 압박에 대한 논의를 재점화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케이팝 스타들은 엄청난 중압감을 받고 있다. 연예인들은 실생활을 통제받고 줄곧 악플에 시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은지 eunji@donga.com·김정은·윤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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