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노역’ 허재호, 조세포탈 첫 재판 불출석…강제송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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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뉴스1 DB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뉴스1 DB
수억원대 조세 포탈 혐의를 받고 있는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77)이 첫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25일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송각엽)의 심리로 허재호 전 회장의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상 조세포탈 혐의에 대한 첫 공판기일이 열렸다.

하지만 이날 공판기일에 허 전 회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형사재판 시작에서 필요한 피고인의 최소한 신분 확인을 위한 인정신문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검사는 이날 재판에서 “공소장을 송달해야 하는데 주소지를 더이상 알기가 어렵다”면서 재판부에 허 전 회장의 강제 출석 방안을 고려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검사는 “허 전 회장에 대한 수사가 길었고,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허 전 회장은 2015년 8월 출국한 이후 현재까지 안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허 전 회장의 요청으로 공판기일이 연기되기도 했다”며 “검찰에서는 범죄인 인도절차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재판부가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것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허 전 회장의 변호인은 “허 전 회장이 지금 뉴질랜드에서 거주하고 있으니 공소장을 전달하겠다”며 “재판을 지연시키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염려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허 전 회장의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며 “스탠스 시술을 여러 차례 받았고, 합병증 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 이에 뉴질랜드의 의사가 날씨가 풀리면 한국에 가는게 어떻겠냐는 소견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금액을 납부한 상태다”며 “언론의 과도한 주목으로 인해 허 전 회장의 방어권이 보장되지 않고 절차에 문제가 생기면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 전 회장의 딸도 재판장에게 “아버지가 부정맥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며 “한국에 오는게 걱정된다. 건강이 회복되면 한국에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아버지는 재판을 받으려고 하는 의지가 강하신 것 같다”며 “억울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재판부는 “일단 공소장이 전달돼야 한다”며 “뉴질랜드로 보내기 위해서는 외국 영사관을 통해서 보내야 하는 만큼 3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소장을 보낼 때 소환장을 같이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일단 공판기일을 추정으로 하고 연기하겠다”고 했다.

허 전 회장은 지난 2017년 5월부터 11월쯤 지인 3명의 명의로 보유하던 차명주식36만9000여주를 매도해 양도소득을 취하고도 이를 은닉, 양도소득세 5억136만원을 포탈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주식 차명 보유중 배당 소득 5800만원에 대한 종합소득세 약 650만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허 전 회장이 광주세무서장을 상대로 양도소득세부과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행정재판 1심과 2심 재판부는 모두 허 전 회장에 대한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한편 허 전 회장은 2010년 1월 400억원대의 세금과 벌금을 내지 않고 뉴질랜드로 출국해 살면서 2014년 2월 카지노에서 도박한 사실이 드러나자 2014년 3월 중순 귀국해 벌금을 낼 돈이 없다며 하루 5억원씩을 탕감받는 ‘황제노역’을 했다가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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