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천, ‘학의 형’ 깍듯히 모시라 했다”…운전사 증언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1일 17시 02분


코멘트

법원, 1일 '뇌물 혐의' 김학의 6차 공판 진행해
前 윤중천 운전기사, 별장서 김학의 목격 증언
"윤중천, 김학의 만나기전 현금봉투 준비 지시"
재판은 마무리 수순…이르면 다음달 선고 예정

‘별장 성접대’ 의혹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김학의(63·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을 ‘학의 형’이라고 지칭하며 “나중에 크게 될 분이니 조심해서 모셔라”라고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차관의 6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은 2006년 10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윤씨의 운전기사를 했던 A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A씨는 김 전 차관에 대해 “(운전기사로) 근무할 당시 윤씨가 김 전 차관을 만나게 돼서 어떤 분인지 얘기해줬다”며 “윤씨가 ‘검찰청에 근무하는 검사님이고, 나중에 크게 될 분이다. (차에) 타게 되면 조심하게 모셔라’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윤씨가 김 전 차관 호칭을 어떻게 했나’고 하자 A씨는 “학의 형”이라고 답했고, 유력 인사들과의 친분을 종종 과시하던 윤씨가 유독 신경써서 깍듯하게 대하라고 한 분이 김 전 차관이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김 전 차관이 윤씨의 원주 별장에 방문한 적이 있었으며 여성을 동원한 것도 목격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A씨는 “주로 저녁에 온 걸로 안다. 평일 낮에는 못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A씨는 “(김 전 차관을) 별장에 모셔다드린 적은 없다”면서 “김 전 차관 자택이나 제3의 장소(윤씨 내연녀 오피스텔)에 모셔다드린 적은 있다”고 설명했다.
또 A씨는 수사단 조사 과정에서 ‘윤씨가 김 전 차관에게 돈을 전달한 것을 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증인신문 내용에 따르면 2007년께 윤씨는 A씨가 운전하는 차 안에서 김 전 차관과 약속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전화상으로 조카 혹은 경리에게 ‘돈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A씨는 “전화상으로 김 전 차관을 거명했기 때문에 정확히 기억난다”면서 “시간과 장소를 정할 때 ‘학의형 편한 시간을 얘기하세요’라고 했다. 윤씨가 상대방에게 시간을 물어봐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또 A씨 자신이 현금 봉투를 받아 윤씨에게 전달했고, 윤씨가 이를 갖고 일식집에서 김 전 차관과 만났다고 증언했다.

이와 함께 A씨는 윤씨가 김 전 차관에게 형사사건을 부탁하는 것을 들었다고도 증언했다. A씨는 “제가 운전할 당시 윤씨가 당시 사건에 휘말린 것이 있었고, 그것을 2~3번 정도 김 전 차관과 통화한 것으로 짐작한다”면서 “상황이 안 좋으니 어떻게 된 것이냐고 통화한 것 같다”고 밝혔다.

A씨는 윤씨가 이른바 ‘한방천하’ 분양사기 사건에 휘말릴 당시 김 전 차관과 통화한 상황에 대해 “윤씨가 ‘내가 검찰 갈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건 시간이 좀 너무하지 않나’, ‘학의 형이 시키는대로 하면 되는 겁니까’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전 차관 재판은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재판부는 오는 15일과 21일에 증인신문을 진행한 뒤 오는 29일 피고인신문과 함께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 중 1심 선고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