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242만마리 키우는 충남 ‘돼지열병과의 전쟁’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30일 15시 41분


코멘트

홍성 의심축 음성신고 받앗지만 "충남 뚫리면 끝장"
"도내 모든 도축장 돼지도축 전면 금지" 긴급 문자
천안-아산-예산 등 군까지 투입 방역 총동원령

“충남도 내 모든 도축장에서 돼지 도축이 모두 금지됐으니 참고바랍니다.”

30일 아침 일찍부터 충남도 내 모든 양돈농가에 긴급 문자가 전달됐다.

도내 도축장에서의 돼지 도축을 당분간 금지하니까 가축을 이동시키지 말라는 내용이다.

◇홍성군 돼지열병 의심 폐사축 ‘음성’판정 났지만…“꺼진불도 다시 보자”


지난 29일 국내 최대 양돈농가가 밀집된 홍성군에서 발생한 폐사축에 대한 정밀조사에서 ‘음성’ 판정이 났다. 하지만 돼지 242만 마리를 키우는 국내 최대 양돈지역인 충남 전역은 돼지열병과의 전쟁에 돌입한 상태이다.

충남도를 비롯한 지자체는 물론이고 가가호호 양돈농가들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폐사축이 발생했을 때도 양돈농가들은 신속하게 시군에 보고하고, 검사관이 현장에 나가 폐사축 시료채취를 해서 헬기로 정밀조사를 의뢰하는가 하면 도는 긴급 대책을 수립하는 등 음성판정 확진시까지 모든 과정이 10시간 걸렸다.

폐사축이 음성으로 최종 판정됐지만 도와 시군, 양돈농가들은 불안감과 위기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까진 불도 다시 봐야 하기 때문이다.

도내 양돈농가들 사이에서는 현재까지 경기도 연천, 파주, 김포, 강화 등 북부 일대에서만 발생한 돼지열병이 충남까지 확산될 경우 국내 양돈농업 전체가 끝장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충남도가 돼지열병 유입을 가장 경계하는 곳은 천안, 아산, 예산, 홍성 등 경기도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지역이다. 이들 지역은 국내 돼지 사육량의 3분의 1 차지할 정도로 대규모 축산단지이기도 하다.

◇예산, 홍성 등 일선 시군 돼지열병 방역 전쟁터 방불


실제 최고 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 지역 곳곳에는 방역활동이 강화되는 등 초긴장 상태일 수 밖에 없다.

돼지 21만마리를 시육 중인 예산군의 경우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을 위해 광역방제기까지 동원했다.

군은 보유 방역차량 2대, 공동방제단 소속차량 6대 투입과 소독약품 1000kg를 양돈농가에 긴급 배부했다. 이어 지난달 26일부터는 들녘경영체와 농협에서 농업용으로 운영 중인 광역방제기 5대를 추가로 동원해 방역소독을 실시 중이다.

특히 이번에 투입된 농업용 광역방제기는 최대분사거리 150m, 1회 살포가능량 4000리터로 1일 평균 30ha의 면적을 방역할 수 있다.

군은 광역방제기 한 대당 2∼3개 읍면을 할당해 2주간 차단방역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며, 유관기관과 돼지열병의 확산 추이를 지켜보며 농업용 드론 투입도 추진할 예정이다.

58만마리의 돼지를 사육 중인 홍성군도 폐사축 발생 직후 도축장인 홍주미트에서의 돼지 도축을 중지시켰다.

이어 읍·면 비상근무 및 현장 방역활동 지휘체계 유지, ASF 확진 시 살처분 계획 수립, 의심농가 통제 방안, 진행 중인 행사 취소 등의 대책을 수립해놓았다.

또한 구제역 파동을 두차례 겪었던 홍성군은 살처분에 대비하여 인력과 중장비 확보, 살처분 매몰지 등을 준비했다.

군은 도축장에 통제인원을 긴급 투입해 차량이동을 통제하였으며, 의심농가 주변 10개소에 대한 초소에 통제를 강화하고 특히 경찰서와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통제초소에 경찰관을 배치하는 등 초동방역을 강화했다.

도내 방역활동을 총괄하고 있는 충남도 역시 돼지열병 도내 유입 차단을 위한 ASF 방역요령 등 설명회를 양돈용 배합사료 제조업체 18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30일 열린 설명회는 사료제조업체의 사료운송차량, 운전자에 대한 방역의식 제고와 자율 방역체계를 강화하기 위하여 아프리카 돼지열병차단 방역요령 및 현장 방역사례 중심으로 실시됐다.

오진기 도 축산과장은 “그동안의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생 및 피해 현황을 분석해 볼 때 축산농장 출입차량이 바이러스전파위험이 높은 만큼 사료운송자에 대해 농장 출입시 소독을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며 “홍성군 폐사축이 최종 음성으로 판정됐지만 충청남도가 전국에서 돼지 사육두수가 가장 많은 만큼 아프리카 돼지열병 차단을 위해 전시에 준하는 방역 조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에서는 9월 16일부터 운영해오던 가축방역대책상황실을 지난 24일부터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지역재난전대책본부로 격상, 도내 아프리카돼지열병 유입방지를 위한 총력 대응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홍성=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