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하 협박’ 미스터리…진보단체가 진보의원 협박?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29일 15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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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협박택배' 대진연 소속 30대 검거
편지에는 '좌파 독재' 등 보수 용어 가득
보수진영 떠오르게 하려는 의도 가능성
대진연 "말도 안 되는 사기조작극 규탄"

경찰이 윤소하 정의당 의원실에 흉기와 협박편지가 든 택배를 보낸 인물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산하단체 소속 30대 남성을 특정하고 29일 검거했다.

진보단체가 진보정당 정의당에 협박 메시지가 담긴 소포를 보낸 얼핏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오전 9시5분께 협박 혐의를 받는 대진연 산하 서울대학생진보연합 운영위원장 유모(35)씨를 검거했다.

유씨는 윤소하 의원실에 커터칼과 함께 조류로 추정되는 사체, 플라스틱 통과 함께 협박성 편지를 담은 택배를 발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소하 의원실은 지난 3일 해당 택배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수사대로라면 진보단체 일원이 국내 대표적 진보 정당인 정의당의 국회의원, 그것도 원내대표에게 이같은 협박성 소포를 보낸 것이다.

이와 관련해선 대진연이 이 범행을 보수단체 소행으로 꾸며 반대 진영을 공격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의원실에 따르면 협박편지에는 붉은 글씨로 ‘윤소하, 너는 민주당 2중대 앞잡이로 문재인 좌파독재 특등 홍위병이 돼 개XX을 떠는데 조심하라’, ‘너는 우리 사정권에 있다’, ‘태극기 자결단’ 등의 문구가 쓰여있었다.

이 중 ‘좌파독재’라는 문구는 자유한국당 등 보수우익 진영이 진보 진영을 공격할 때 자주 쓰는 단어다. 또 ‘태극기 자결단’이라는 표현은 ‘태극기 부대’로 대표되는 보수우파를 연상시키려 한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을 해볼 수 있다.

유씨가 개인적으로 윤 의원 활동 등에 불만을 가졌을 가능성도 물론 배제할 순 없다.

한편 대진연 측은 이날 오후 SNS를 통해 “대진연이 윤소하 의원을 협박했다는 말도 안 되는 사기조작극을 엄중히 규탄한다”며 경찰 수사 결과를 반박했다.

대진연은 “자유한국당을 척결하기 위해 앞장서는 대진연이 적폐청산에 함께 나서는 정의당 원내대표를 협박했다는 것이 말이 되는 일이냐”면서 “애초 하태경 국회의원조차 이 사건은 극우세력이 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체포소동은 철저한 조작사건이자 진보개혁세력에 대한 분열시도”라면서 “검찰과 경찰은 사기조작을 즉각 중단하고 적폐청산에 앞장섰던 유씨를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진연 측은 이날 오후 5시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피의자 특정 경위는 택배발송지와 주거지까지 CCTV 동선 추적 등을 통해 확인한 것”이라며 “범행동기와 경위 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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