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특구 내 신형식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63·사진)이 최근 직원 100명에게 시집을 선물했다. 신 원장은 연구원 홈페이지에 ‘100분에게만 책을 선물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1시간 만에 100명이 신청했다. 전체 직원은 400여 명이다.
그가 선물한 시집은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의 주인공 안도현 시인의 ‘남방큰돌고래’(북앤북스)다. 이 책은 2013년 서울대공원에서 제주바다로 야생 방사된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이야기로, 불법 포획된 돌고래가 쇼를 하는 돌고래 신세로 전락했다가 자유를 찾는다는 이야기다.
전북대 화학공학과 교수 시절부터 안 시인과 인연을 맺어왔다는 신 원장은 “책 속에는 환경보호와 호기심, 행복, 평화, 열린 마음 등이 담겨 있다”며 “과학을 하는 직원들에게 전 지구적인 이슈에 대해 인문학적 관점으로 성찰해 볼 기회가 될 것 같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신 원장은 안 시인에게 책을 신청한 직원들의 이름과 더불어 작가에게 자필 서명도 함께 부탁했다.
책을 선물받은 생의학오믹스연구부 김영혜 박사는 “과학적 사고와 인문학적 상상력은 새의 좌우 날개처럼 상호보완적이라고 생각해왔다”며 “책이 연구에 새로운 시선을 제공해 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이번 선물을 시작으로 다양한 인문학 행사를 통해 구성원들의 인문학적 소양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전주고, 서울대 화학공학과 출신인 신 원장은 전북민예총 회장을 지내기도 했으며 ‘추억의 노래’ ‘정직한 캐럴 빵집’ 등 다양한 시집을 펴내 전북작가회의가 주는 제1회 ‘참고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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