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방치 중”…스텔라데이지호 유가족, 외교부에 서한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26일 13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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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장관 면담·유해수습TF 설치 등 요구
"외교부, 유해수습 조항 없었다고 수습 안해"
"'유해 발견 불가능' 해놓고 요구 없었다고"
"시간 끌면서 2차 심해수색도 미루고 있어"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희생자 유가족들이 세월호 관련 단체·종교계 등과 연대해 조속한 침몰 원인 규명과 유해 수습을 촉구했다.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는 재난·산재 유가족 등과 함께 2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일 만에 중단된 심해 수색을 다시 시작하고, 선원들 유해를 수습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외교부는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심해수색을 시작했으나 증거자료를 제대로 확보하지도 않고 수색을 종료했다”면서 “심지어 선원 유해를 발견했지만 아직까지 바다 속에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구체적으로 ▲조속한 외교부 장관 면담 진행 ▲심해 수색 과업 완수 등 침몰 원인 규명 ▲유해 수습 TF 설치 등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외교부가 앞선 심해 수색에서 유해 수습을 하지 않은 이유와 관련해 ‘유해 수습 조항이 없어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 지적했다.

허경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는 “외교부 공무원들은 책임을 피하기 위해 유해 수습 조항이 없었다고, 가족들이 요구를 안했다고 말한다”면서 “유해 발견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 저희한테는 불가능한 부분이라고 했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앞선 심해 수색 진행과 관련, 외교부 담당자가 직접 수색 선박에 승선해 용역 수행 관리 감독을 하도록 요청했지만 의무를 소홀히 해 제대로 된 수색이 이뤄지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대책위는 “외교부 공무원들은 중단된 심해수색을 재개하고 발견된 유해를 수습하기 위해 새로운 재원이 필요하다고 한다”면서 “올 3월에 마무리됐을 심해 수색이 외교부 공무원들의 불성실로 인해 국민세금을 이중으로 낭비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위 측은 또 외교부가 ‘시간 끌기’를 하며 수색을 미루고 있다고도 밝혔다. 앞서 외교부는 3차례에 걸친 보도자료를 통해 2차 심해수색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외교부 측은 여전히 검토 중이라는 말만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정부가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사인 폴라리스 쉬핑사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절차를 통해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외교부 측은 폴라리스 쉬핑에 추가 수색 비용을 선의로 부담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면서 “잘못을 저지른 회사로부터 돈을 받아 심해수색을 한다면 과연 제대로 된 심해수색이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한 고(故)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와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사망한 이민호군의 아버지 이상영씨, 4·16 가족협의회 등 재난참사·산재피해 유가족 단체 등을 포함한 총 94개 단체가 연대했다.

이씨는 이날 “저희 가족이 당했을 때도 똑같은 행태를 보인 게 공직자들”이라면서 “중대기업살인처벌법이 시행되지 않고서는 이런 사고는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이후 대책위는 외교부 측에 유가족들의 입장이 담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드리는 서한문’을 전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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