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오 출국 시점 ‘찜찜’ …‘명예훼손·모욕’ 혐의 피소 다음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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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24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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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윤지오 씨.
사진=뉴스1 윤지오 씨.
고(故)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인 윤지오 씨를 향한 다수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윤 씨가 24일 돌연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캐나다 토론토로 출국했다.

윤 씨는 이날 오후 아프리카TV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자신의 출국 과정을 중계했다. 오후 4시쯤 경호원들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윤 씨는 윤 씨는 자신을 찍는 취재진을 향해 "내가 범죄자냐. 지금 장난하냐? 지금 뭐 하냐"라고 따졌다. 이날 윤 씨는 캐나다 항공사 에어캐나다의 체크인 카운터에서 체크인을 했다.

'갑자기 왜 출국하느냐'라는 취재진 질문에 "갑자기가 아니라 4월 4일부터 엄마 아프시다고 했다. 이게 증인을 대하는 태도냐"라고 발끈했다.

윤 씨는 귀국 이유를 어머니의 병세 악화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날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를 당하고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귀국을 선택해 뒷말이 많다.

전날 윤 씨는 자신의 책 '13번째 증언'을 출판하며 인연을 맺은 김수민 작가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김 작가의 법률 대리인인 박훈 변호사는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오늘 김수민 씨를 대리하여 윤지오 씨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라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윤지오 씨가 봤다는 ‘장자연 리스트’는 김수민 씨의 폭로로, 수사과정에서 수사 서류를 본 것으로 밝혀졌다"며 "고 장자연 씨는 결코 목록을 작성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윤지오 씨는 김수민 씨의 폭로를 조작이라고 하고, 김수민 씨에 대해 극단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윤지오 씨는 장자연 씨의 죽음을 독점하면서 많은 후원을 받고 있다. 심지어 해외 사이트에서 펀딩도 하고 있다. 이는 고인의 죽음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자연 문건을 처음으로 보도했던 김대오 기자도 윤 씨가 문건에서 40명에서 50명가량의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것을 봤다고 한 것에 대해 "제 목숨을 걸고 (이름이) 일목요연하게 (나열된) 리스트는 원본 속에서 없었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말한다"며 윤지오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백성문 변호사는 24일 SBS라디오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에 출연해 "윤 씨가 장자연 리스트의 유일한 목격자라고 스스로 설명했는데, 그간 윤 씨 진술 자체에 신빙성을 부여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자연 문건이라고 불리는 걸 2009년 KBS가 입수해 보도했다. 그리고 재판에서 증거기록으로 사용된 4장을 제외하고는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리스트가 현존하면 진위여부가 명확할텐데 그 부분을 확인할 수 없으니 김대오 기자가 리스트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진술밖에 할 수 없었던 상황이다. 문건을 봤다고 하는 건 윤 씨뿐이다"라고 덧붙였다.

백 변호사는 "김수민 작가는 자료를 내면서 윤지오 씨 주장을 반박하는데 윤 씨는 진술만으로 '터무니 없는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니 윤 씨의 주장의 신빙성이 떨어져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윤 씨는 후원금 논란도 있다. 윤 씨는 지난달부터 비영리단체, 미국의 크라우드펀딩 등을 통해 후원금을 모았다. 또 굿즈(MD상품) 제작·판매도 준비했다. 일부 후원자들은 윤 씨가 총 모금액과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의문을 품었다.

한편 윤 씨는 출국 전 김수민 작가가 자신을 고소한 것에 대해 "당연히 맞고소할 예정"이라고 말한 후 떠났다. 김수민 작가는 윤 씨 귀국 보도가 나오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금 이 상황에 가버리면 어떡하냐. 증언자라고 벼슬이 아냐. 뭘 증언한 건지 공개도 안 되고 세상 사람들이 모르는 증언은 유일하게 네 증언일 뿐일 거야"라고 글을 남겼다. 피소 상태에서 숱한 의혹들을 남기고 간 윤 씨가 언제 귀국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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