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노랑부리백로·저어새, 유인도 백령도서 번식 첫 확인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9일 16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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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도 국내 첫 사례…19쌍 번식 성공
가는쑥부쟁이·물여뀌 자생지도 첫 확인

그동안 무인도에서 모습을 나타냈던 멸종 위기종 ‘노랑부리백로’와 ‘저어새’가 유인도인 백령도에서 번식한 모습이 국내 최초로 관찰됐다.

환경부와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5월부터 ‘백령도 생태계 변화관찰’을 통해 이 같이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노랑부리백로 19쌍(번식둥지 확인)이 번식에 성공했다.

노랑부리백로 번식지 주변에서 3쌍의 저어새가 둥지를 지어 새끼 3마리씩 총 9마리를 기른 모습도 관찰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노랑부리백로와 저어새가 국내 유인도에서 번식한 모습이 관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무인도에서만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노랑부리백로는 국제자연보전연맹에서도 적색목록에 포함시켜 취약(VU)의 범주로 평가하는 국제적인 보호조류다. 백로과 여름철새로, 몸은 흰색이며 부리와 발은 노란색이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노랑부리백로 번식지는 한반도 서해안 일부와 중국 동남부, 러시아 남부의 두만강 접경 지역 무인도이며, 전 세계 개체군은 3000~4100마리로 추산하고 있다.

저어새과 여름철새인 저어새도 국제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서 위기(EN)의 범주로 평가받는 국제적인 보호조류다. 몸은 흰색이며, 부리가 검은색의 긴 주걱 모양으로 주름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저어새는 동아시아 지역에서만 서식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알려진 번식지는 한반도 서해안과 중국 동부의 무인도다. 홍콩조류협회가 지난해 실시한 국제 저어새 동시조사에서 확인한 전 세계 개체군은 3941마리다.
당국은 또 이번 노랑부리백로와 저어새의 번식지 조사 중 국내 생육지가 확인되지 않았던 북방계식물인 ‘가는쑥부쟁이’ 20여 개체를 백령도에서 처음으로 확인했다.

가는쑥부쟁이는 중국 동북부, 몽골, 시베리아 등 동북아시아 고위도 지역인 온대북부에 분포하는 북방계 식물이다.

가는쑥부쟁이의 발견은 식물지리학적 측면에서 백령도가 한반도 최남단의 유일한 생육지를 뜻한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앞서 당국은 지난해 10월 인천에서 서남쪽 직선거리로 70㎞ 떨어진 백아도에서 희귀식물이자 수생식물인 ‘물여뀌’의 자생지를 처음 확인했다.

그간 물여뀌 생육지는 경상도 지역에서만 발견됐으며, 이 지역을 제외한 다른 곳에서 생육지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정균 한강유역환경청 청장은 “이번 생태계 변화관찰에서 확인된 멸종위기종의 번식지와 희귀식물 생육지 발견은 우리나라 자연 생태계의 학술적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생물자원 보전을 위한 정책수립에 귀중한 자료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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